유가족 "트럼프, 최고의 말만 해…굉장했다"
"아프간 철군 이용해 정치적 이득 얻는 듯"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테러로 사망한 미군 장병 유가족과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적극적으로 공개 행보를 펼치는 그가 본격적인 정계 복귀에 나설지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불 공항 테러로 숨진 미군 요원 13명 중 일부 유가족에게 지난주 전화를 걸었다. 여기에는 31세의 아들을 잃은 대런 후버가 포함된다.
후버는 지난달 29일 아들의 유해가 돌아올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은 거부했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통화를 "매우 다정하고 사려 깊었다"라고 되짚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굉장했다"라고 묘사했다.
후버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최고의 말만 했다"라며 "우리가 말한 걸 모두 듣고 봤다고 했고, 여러 차례 애도를 표하고 (이번 일에) 자신이 얼마나 유감스러운지를 말했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숨진 장병들의 유가족 중 일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장례식에 초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의 초대에 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울러 일부 유가족과의 통화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방식을 비판하고, 민간인 전부 철수 전 병력을 먼저 빼낸 걸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WP는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전직 당국자들에게 아프간 관련 자신의 재직 시절 행보와 바이든 행정부의 철군 실책에 관한 관점을 보고 받았다고 전했다.
취임 직후 첫 순방 자리에서 '미국의 귀환'을 외쳤던 바이든은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벌어진 혼돈과 이후 탈레반의 현지 장악으로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며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가족 접촉을 두고 "바이든에게 흠을 내기 위해 아프간 철군을 활용하려 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공격을 계속함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한편 퇴임을 전후해 2024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몇 차례 시사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활발한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9·11 테러 20주기인 오는 11일에는 복싱 경기 해설이라는 이례적인 행보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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