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공정' 브랜드, 각종 논란으로 상처나
여전히 '반사체'인 尹…자신만의 비전 못 보여줘
尹 '외부' 인사 이미지 발목…홍준표는 '우리' 사람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견고한 '1강' 자리에서 군림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흔들리고 있다. 대권 재수생인 홍준표 의원의 지지율이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면서다. 더 큰 문제는 윤 전 총장이 고전 중인 지지율을 해결할 돌파구를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발 사주' 의혹까지 더해지며 윤 전 총장은 사면초가에 내몰린 모습이다.
'골든 크로스' 위기…尹캠프 "여론조사 문제" 애써 위로하지만
같은 기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도 홍 의원은 26.3%의 지지율로 윤 전 총장(28.2%)을 바짝 따라 붙었다(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윤석열 캠프 측은 이같은 조사에 "여론조사 업체마다 수치가 다르다"며 문제의 원인을 조사 기관의 문제로 돌렸지만 위기론을 피하기엔 역부족이다.
지지율 하락, 원인은 ①윤석열 브랜드에 악재 ②빛 잃은 '반사체' ③'우리 사람' 홍준표
윤 전 총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고발 사주 의혹은) 정치 공작"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제가 검찰총장 시절에 국민들이 다 보셨지만, 검찰총장을 고립화해서 일부 정치 검사들과 여권이 소통해가면서 수사 사건들을 처리한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이번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민 '검찰 권력 사유화' 프레임에 휘말리며 윤 전 총장의 '공정'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유권자가 늘어났다. 국민의힘 대권주자들도 "검찰총장의 묵시적 지시 없이 가능한 일인가"라며 은근한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윤 전 총장이 여전히 '발광(發光)'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그는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문재인 정권과 각을 세워 지지율을 얻은 반사체라는 공격에 시달렸다. 윤 전 총장 역시 "국민의 부름에 나왔다"며 이를 크게 부인하지 않았다.
이제는 스스로 빛을 내며 '문재인의 대안'으로 떠올라야할 시점이나 여전히 그의 정책과 메시지는 모호하다.
지난달 예비후보 비전 발표회에서 윤 전 총장은 원희룡 후보의 캐치 프레이즈인 '국가가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는 문구를 그대로 따라해 비난을 샀다. 그의 '원가주택' 공약은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의 짝퉁이라는 비난까지 샀다.
국민의힘 입당 후에도 남아있는 '외부인' 이미지 역시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한 건 지난 7월30일, 이날(7일) 기준으로 고작 한달을 넘겼다.
반면 홍 의원은 1996년 신한국당 시절부터 국회의원을 지낸 뿌리 깊은 보수당 정치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마땅한 주자가 없던 지난 대선에서는 구원 투수로 등장, 24.03%의 득표율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1.41%)를 누르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를 놓고 "윤석열, 최재형으로 흩어졌던 유권자의 마음이 홍 의원의 복당 이후 '우리 사람'인 그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분수령은 '1차 컷오프'…확실한 우위 보여줘야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의 박영선 후보에 오세훈 후보 역시 상당한 경쟁력을 보이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에서 빠르게 등을 돌렸다.
둘 다 민주당 후보를 꺾을 수 있다면, 굳이 '남의 당' 후보를 세우지 않겠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이미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공정의 여론조사를 보면 홍 의원(46.4%)은 민주당의 이재명 경기지사(37.7%)와의 양자 대결에서 오차 범위 밖(8.7%P)으로 앞질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홍 의원 역시 이 지사에 우위를 보인 것이다. 이 가운데 윤 전 총장이 1차 컷오프에서 확실한 1등 후보임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당심은 '확실한' 우리 당 사람인 홍 의원에게로 쏠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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