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약진 이유 있었네'...2030표심·노련함·역선택

기사등록 2021/09/03 05:00:00

최종수정 2021/09/13 09:24:11

'무서운 기세' 홍준표, 이낙연 잡았다…10%로 공동 3위

"홍준표 옛날표가 돌아오는 것…오히려 회복세 느려"

"진보진영에서 주적인 尹아닌 洪으로...결과적 역선택"

젊은층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 홍)' 용어 유행 등

[서울=뉴시스]정윤아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범보수 진영의 대선후보 지지율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이 독주하는 야권의 대선 판도를 흔들지 주목된다.

홍 의원은 2일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처음으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따라잡고 공동 3위를 차지하며 대약진했다. 전문가들은 홍 의원의 맹추격 원인으로 2030세대의 지지, 노련함, 역선택 가능성 등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상승세 탄 홍준표, 이낙연 잡았다…10%로 공동 3위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이 처음으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따라잡고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8월30일~9월1일간 합동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 따르면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25%, 윤석열 전 검찰총장 19%,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0%를 기록했다.

상위 주자들의 지지율은 대체로 견조한 지지율을 보였지만, 홍 의원은 큰 폭으로 뛰어올라 눈길을 끌었다.

전주 대비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은 각 1%p 동반하락했고, 이 전 대표는 1%p 상승했다. 반면 홍 의원은 3%p 상승하며 10%인 이 전 대표와 동률을 기록한 것이다.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는 윤 전 총장이 22%, 홍 의원 19%, 유 전 의원이 10%등의 순을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지난달 3주차 조사 대비 윤 전 총장은 3%p하락했고, 홍 의원은 7%p 올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자세히 보면 보수층은 윤 전 총장에 대해 37%, 홍 의원은 21%로 지지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윤 전 총장 50%, 홍 의원 23%순으로 지지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홍 의원은 23%, 유 전 의원은 15%순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7~28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범보수권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윤 전 총장은 25.9%, 홍 의원 21.7%을 기록했다.

오차범위 ±3.1%내로 따라잡았을 뿐만 아니라 윤 전 총장과 홍 의원간 격차도 지난주 여론조사(8월 20~21일)의 7.9%p에서 4.2%p로 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하며 양강구도에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다.


①2030들의 '무야홍' ②노련함 ③역선택·尹비호감

전문가들은 홍 의원의 상승세를 젊은이들의 지지도,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실망한 일부 지지층의 이동, 시원한 화법과 내공 등을 이유로 짚었다. 역선택 가능성을 제기한 전문가도 있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사실 홍 의원의 옛날표가 돌아오는거라고 보면 된다"며 "복당한지 얼마 안됐잖아요. 옛날 자기표였던 게 돌아오는거고 오히려 회복이 느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금 지지자들 눈에 홍 의원처럼 순발력있고 다재다능한 후보가 당내에서 안 보이는거다"라며 "홍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무상연애' 이런 이야기를 멋있게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역선택 가능성에 대해 "홍 의원 지지율을 보면 20~30대가 많은데 이미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젊은층의 지지가 낮았다"며 "이걸 역선택이라고 하는건 웃긴 말"이라고 일축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역선택도 일부 있겠지만 역선택만으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최근 2030세대 MZ세대에서 홍 의원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지 않느냐. 홍 의원이 내놓는 사형제 부활, 고시 부활, 수시 폐지 등 맞춤형 공약을 내놓는데 반향이 컸을 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당내 일부 핵심지지층이 윤 전 총장에게 가 있다가 그의 준비부족이나 '청년주택'같이 민주당 공약 비슷한 걸 내놓는 것을 보고 홍 의원에게로 갔을 수도 있다"며 "또 MZ세대와 역선택 일부 등이 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판세에 대해선 "경선이 본격 시작돼 토론이 진행되면 당내주자들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토론에 들어가면 신인인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구멍이 확인될 수 있고, 이 와중에 윤 전 총장이 결정적인 실수를 하거나 악재가 불거진다면 아예 확 뒤집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역선택 가능성을 제기했다.

엄 소장은 "윤 전 총장이 반문재인이다 보니 진보진영 입장에선 윤 전 총장이 주적인 것"이라며 "진보진영에선 윤을 지지하기 힘들고 그러다보니 홍 의원에 대한 지지로 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역선택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 역선택 형태가 된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젊은층의 홍 의원에 대한 지지에 대해 "2030대 남자들 사이에서 홍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게 보여진다"며 "홍 의원이 이준석 당대표가 윤 전 총장측에 당할 때 편을 든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또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직설적으로 내뱉는 메시지를 좋아하는 거 같다"고 평가했다.

엄 소장은 "홍 의원이 얼마전 충청도에가서 '청와대를 세종시로 이전하는건 반대한다'고 했지 않느냐"며 "이런 화법이 2030대에게 먹히는 것이다. 40~50대에서 지지율이 상승하는건 윤 전 총장을 견제하려는 진보성향의 선택적 지지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전망으로 "국민의힘 핵심 지지기반은 60대 이상과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이라며 "60대 이상 유권자가 28%를 차지하고 TK, PK도 25% 정도 된다. 근본적으로 윤 전 총장의 우위 구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근본적 정치지형 변화는 아닌데 광범위한 역선택 개입으로 인해서 범보수에 대한 지지도 조사를 하면 양강구도 형태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尹 맹추격 홍준표, '2030' 잡고 양강구도 노린다

홍 의원은 젊은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경선 초반 양강 구도를 굳히겠다는 생각이다.

젊은 층에서 최근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란 인터넷 용어도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파생된 '무야호'라는 인터넷 밈을 패러디한 것으로 홍 의원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이 사용하는 표현으로 전해졌다.

그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고시 부활, 수시폐지, 흉악범에 한해 사형제도 부활 등을 공약을 내걸었다.

홍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쟁자인 윤 전 총장이 젊은층을 겨낭해 내놓은 MZ세대 의인화 표현인 '민지'를 두고 "민준아 캠프 올 때 민지도 데리고 같이 와라. 민준이는 우리 캠프에 많이 오는데 민지는 아직도 머뭇거리고 망설이고 있다"며 "민준아 캠프 올 때 꼭 민지도 데리고 와라"고 말했다.

이는 20대 남성들의 지지도가 높은데 비해 여성들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염두에 두고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NBS의 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응답률 27.1%)됐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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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약진 이유 있었네'...2030표심·노련함·역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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