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더이상 아프간 난민 안받아", 독일, "4만명 더 탈출시켜야"

기사등록 2021/08/31 22:05:27

[카불=AP/뉴시스] 미 해병대 제공 사진으로 23일 탈레반 치하를 탈출하려는 아프간전 미군 협력자 가족들이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서 미군의 경계 속에 수송기 C-17기에 오르고 있다. 2021. 8. 24.
[카불=AP/뉴시스] 미 해병대 제공 사진으로 23일 탈레반 치하를 탈출하려는 아프간전 미군 협력자 가족들이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서 미군의 경계 속에 수송기 C-17기에 오르고 있다. 2021. 8. 24.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오스트리아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탈레반 치하에서 벗어나려는 아프가니스탄 인들을 지금보다 더 많이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아프간 난민들을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 할당하려는 안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1일 독일 베를린에 도착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나기 전 기자들로부터 EU 회원국 간 아프간 난민 책임할당 안에 대한 의견을 질문 받고 오스트리아는 이미 2015년 이후 "국가 비중 이상으로 많은" 난민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스트리아에는 전세계서 4번째로 큰 아프간 재정착 사회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인구가 900만 명이다.

쿠르츠 총리는 2015년 유럽 이주자 위기 당시 오스트리아를 2차 대전 후 다스려온 중도좌파 정부를 물러나게 하고 최연소 총리가 된 보수파 정치인이다.

터키서 그리스 지중해를 건너온 유럽 무작정 이주자들은 독일과 북유럽 등 잘사는 나라로 가기 위해 발칸 반도를 거쳐  북행하며 오스트리아를 경유했다. 이때 중부와 서부 유럽에 걸친 오스트리아가 발칸 반도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그리고 동유럽의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을 설득해 EU 지침을 어기고 국경을 폐쇄하도록 했다.

국경에 철조망을 치고 단 한 명도 들어오지 못하게 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헝가리 만큼은 아니지만 쿠르츠 총리와 오스트리 정부의 반 이주자, 반 난민 기조는 바로 위의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대조되었다. 

메르켈 총리는 2015년 유럽 이주자 쇄도 당시 이들을 내치지 않고 환영하는 뜻을 밝혔고 이에 따라 그 해 독일에 난민 지위를 신청한 이주시도자가 80만 명에 육박했다. 메르켈은 EU 집행위가 제안한 16만 명 1차 이주자들의 각국 할당안을 적극 찬성했으나 이 안은 헝가리,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대신 EU 회원국들은 터키에 60억 유로를 지원하고 시리아 난민 등의 그리스 지중해 유입을 중간에서 차단하기로 결정했고 터키가 응해 유럽 이주자 물결이 다시 북아프리카의 리비아 쪽으로 옮겨갔다.

메르켈의 친 이주자 정책은 독일 유권자에게 부정적 후폭풍을 일으켜 2017년의 총선에서 기독련 등 보수연합은 선두를 차지했지만 반이민의 독일대안당에 60여 석을 뺏앗기며 정부 구성에 애를 먹었다. 메르켈 총리가 차기 2021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표하게 된 데에는 이 같은 난민 사안의 민심 이반이 큰 역할을 했다.

오는 9월26일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메르켈 총리는 이날 쿠르츠 총리와 만나기 전, 지난 2주 동안 카불 공항에서 공수 탈출시킨 아프간 현지인 4000명의 10배인 4만 명이 독일로 탈출해 정착할 '자격'이 있다면서 이들의 탈출을 적극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인구는 8400만 명으로 오스트리아의 9배가 넘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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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더이상 아프간 난민 안받아", 독일, "4만명 더 탈출시켜야"

기사등록 2021/08/31 22:05:2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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