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카불 공항 시스템 무력화
경제·의료·식량 등 아프간 안정화 위한 무수한 과제 남아
[카불(아프가니스탄)= AP/뉴시스]신재우 수습 기자 =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마지막 미군 항공기가 떠나면서 탈레반이 마침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게 됐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세계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며 우리는 이 승리의 순간을 즐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탈레반 특수정예 부대 바드리의 호위 아래 탈레반 지도부는 카불 공항 활주로를 걷기도 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바드리 대원들에게 "이 나라 국민들은 전쟁과 침략으로 고통 받았다"며 "국민들을 신중하게 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밖에도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향후 운영에 대한 발언도 이어갔다.
무자히드는 "카불의 보안에 신경 쓸 것이다. 사람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기술팀이 공항 수리에 필요한 기술, 군수 지원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공항 복구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카타르나 터키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측은 공항에 무엇이 망가졌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프랭크 맥켄지 미 중부사령관에 따르면 그들은 공항 시스템을 비무장화해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한다. 미군은 공항 설비는 보존해 향후 항공기 운행을 대비한 한편 험비 27대, 항공기 73대를 사용불가하게 만들어놨다.
카불 공항 내부는 버려진 여행 가방과 옷, 신발 등으로 혼잡한 상태였다. 탈레반 전사들은 그들의 흰 깃발을 공항 외벽에 설치하고 공항 민간 시설 쪽을 경계하는 전사를 배치했다.
탈레반은 카불을 완전히 점령하는데 성공했지만 아프간 정권까지 장악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존재한다.
우선 달러화 된 아프간 자산들은 현재 미국에 의해 동결된 상태다. 자산의 불안정성 속에서 아프간 은행들은 예금에 변동이 생길 것을 우려해 출금을 통제하고 있다. 아프간 시민들은 몇 달째 임금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고 말한다.
의료 장비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 공급도 어렵다. 탈레반의 진격을 피해 도망친 아프간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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