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초저금리시대…집값 상승세 멈출까?

기사등록 2021/08/27 05:00:00

35개월來 최고 상승률, 서울 집값 잡히나

금리인상 속도, 시장 주요 변수 작용할 듯

"집값, 소득 대비 고평가…금리 영향 크다"

"공급 부족에 이미 대출규제 강화" 반박도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8.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8.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초저금리 시대도 막을 내렸다.

강화된 대출규제를 적용받은 차주들은 큰 부담이 없지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보험약관대출 등까지 끌어 상환능력 이상으로 빚을 낸 '영끌족'들의 부담이 커졌다. 새로 주택매매시장에 뛰어들 수요자들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최근의 아파트값 과열은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측면도 큰 만큼, 기준금리 인상은 폭등하는 집값을 잡을 브레이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요 측면에서는 분명 압력으로 작용하더라도 공급 부족은 여전한 만큼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의견도 적지 않다.

서울 집값, 상승폭 줄어들까

2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는 0.22% 상승해 전주(0.21%)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이는 2018년 9월17일 0.26% 상승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0.40%)과 경기(0.50%)는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노원구와 도봉구 등 중저가 지역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가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양상이다. 노원구는 전주 대비 0.39% 올라 21주 연속 서울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도봉구가 0.29%로 그 다음을 기록했다. 마곡지구 신축과 염창·등촌동 중저가 위주로 상승한 강서구는 0.28% 상승했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0.28%)가 중대형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되며 대치·도곡동 중심으로, 송파구(0.27%)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인근지역인 신천동 재건축이 상승세에 한 몫 했다. 서초구(0.23%)는 방배동 재건축과 인기단지 위주로 올랐다.

2·4대책 발표 이후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던 서울 집값은 4월12일(상승률 0.07%)을 기점으로 다시 오르기 시작해 2018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 통계는 26일 금리인상이 결정되기 전의 상황을 반영한 만큼 금통위의 결정이 상승폭을 키워나가고 있는 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리 영향 크다" vs "공급부족이 더 큰 변수"

앞으로 몇 차례의 금리인상이 더 남아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불균형 누적을 완화시켜 나가야겠다는 필요성 때문에 이제 첫 발을 뗀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향후 금리가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1.08.2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1.08.26. [email protected]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의 주택시장 과열이 저금리에 따른 과잉유동성에 기인하는 만큼 금리인상은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가계대출의 70% 정도가 변동금리대출인데다 주택 가격도 소득이나 물가 대비 고평가돼 있어 금리 변수의 영향력이 클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다만 여전히 저금리 수준이기에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도 집값이 당장 하락하기보다는 거래량과 상승률이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이번 인상이 스타트가 돼 앞으로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며 "최근 가계대출이 많이 증가한 상황이라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주택 공급이 속도가 난다면 가격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저렴하게 자금조달을 했던 기존에 비해 금융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향후 '옥석 가리기'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몇 년간 이어진 호황에 변곡점이 다가올 수 있는 만큼 공급과잉지보다 공급희소성이 큰 지역, 위험선호 자산보다 대기수요가 풍부한 유효수요지역, 상환 가능한 수준에서의 매입자금 운영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에 투자 수요가 줄고 주택 거래량이 줄어든다. 다만 현재의 주택가격 상승은 공급 부족이 크게 작용하는 상황인 만큼 수요에 압박을 주는 금리인상으로는 집값을 잡는데 역부족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금리인상에 앞서 각종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금리인상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원인이란 분석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통상 금리 인상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는 장치 역할을 하지만 이미 대출 규제를 하고 있어 대출 수요는 예전부터 줄여놓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액 몇 억원 수준의 개인대출은 월 부담 이자액이 약간 늘어나는 정도에 그쳐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를 엄격히 해 왔기 때문에 위험도는 낮다"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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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8/27 05: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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