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이슈로 기존 코스피밴드는 유지할 전망
미국 테이퍼링 시점과 중국 경기둔화에 향방 갈려
[서울=뉴시스] 이정필 류병화 기자 =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예상된 인상인 만큼 현재의 박스권 횡보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금리인상보다는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점과 중국의 경기 둔화 정도가 코스피지수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고돼 왔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라며 "경험적으로도 한은의 금리 인상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 사례가 많지 않다"고 전제했다.
서 센터장은 "다만, 근래 신용대출 급증 등 레버리지 투자가 많이 늘어났던 상황에서 직접적인 대출 통제까지 더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기적 관점에서는 주식 수요 여력 위축 등으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채권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부담이 작용하면서 채권 금리에 소폭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을 듯하다"면서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달러의 원화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금리 인상은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중기적인 영향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속도나 횟수에 따라 향후에 봐야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 센터장은 "8월이나 10월에 한 차례 인상이 예고됐는데 10월보다는 빨리 진행됐지만, 연초부터 이어진 3000~3300선의 기존 밴드에서 벗어나지는 않고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내 금리인상 변수보다는 테이퍼링을 언제 하는지가 글로벌 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면서 "최근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는 반도체 경기 둔화 우려가 있었다. 또 중국은 전 세계에서 빨리 가장 경기둔화로 가니까 수출이 영향을 받는데 이런 부분이 훨씬 더 굵직한 변수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채권시장은 추가 금리인상 변수가 남아있어서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보다 올라가는 쪽으로 반응할 여지가 있다"며 "환율은 이번 금리인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외국인 매도로 달러 수급에 미스매치난 게 크다. 코로나19 델타변이가 진정과 외국인 매도 규모 축소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들어 물가상승세가 워낙 가팔라서 유동성 회수가 일정부분 불가피했다"며 "특히 가계부채를 비롯해 금융시장이 불안정성을 보여서 대응이 필요했다. 다만 코로나를 고려할 때 큰 폭으로 올리긴 어려워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수준으로 올렸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어느 정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미 반영됐다고 본다"면서 "그 자체가 크게 불안 요인은 아니고 워낙 소폭이어서 이후 상황을 추가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 인상은)물가 상황에 따라 추가 확산세가 있는지 좀 안정세를 보이는지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급격히 오르면 대응하기 어려워서 지금은 금리 조정을 하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