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만료 전 집주인 보증금 반환 의무 없어
통상 계약 만료 3개월 전이면 집주인이 부담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회사원 박모(31)씨는 갑자기 근무지가 지방으로 변경돼 전세 계약이 끝나기 전에 이사를 해야 합니다. 박씨는 집주인에게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집주인은 박씨에게 "아직 계약 기간이 6개월 남았으니, 새로 들어오는 세입자 복비(중개수수료)를 내고 이사 가라"고 통보했습니다.
사회 초년생인 박씨에게 최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중개수수료는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집주인의 말대로 박씨가 중개수수료를 부담해야 할까요?
박씨처럼 피지 못할 사정으로 전세계약이 끝나기 전 이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부동산 중개수수료 부담 문제로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법적으로 박씨가 중개수수료를 낼 의무는 없습니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르면 중개보수는 '중개의뢰인'이 지불하는 금액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개의뢰인은 집주인(임대인)과 새로 계약을 맺는 세입자(임차인)를 말합니다.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이사를 간다고 해서 세입자가 중개보수를 부담할 법적인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통상적으로 세입자가 사정이 생겨 계약이 끝나기 전 이사를 가야 할 경우 중개수수료는 세입자가 부담합니다. 전세 계약이 끝나기 전 이사는 계약 해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사자 간 합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전세보증금 반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세 계약이 끝나지 않았다면 집주인 역시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입자 역시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전세보증급반환청구소송도 제기할 수 없습니다. 집주인이 계약 해지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중개수수료 부담을 요구하고,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일종의 위약금 차원에서 전 세입자가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집주인이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세 계약이 끝날 때 까지 집주인이 별다른 통보를 하지 않아 계약은 자동 연장된 '묵시적 갱신'이 이뤄진 경우가 그렇습니다. 묵시적 갱신이란 전세임대차계약이 만료된 후에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계약 갱신이나 거절 등 별 다른 의사 없이 부동산 임대계약을 이어가는 경우를 말합니다.
묵시적 갱신이 이뤄진 경우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가 언제든지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특약사항이 없다면 중개수수료를 통상 집주인이 부담합니다. 다만, 세입자가 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3개 이후에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사하기 전 3개월 전에 통보를 해야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또 통상 계약만료일이 3개월 이내로 남았을 경우에는 집주인이 중개수수료를 부담합니다. 이 역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남은 계약 기간과 이사 날짜 등을 고려해 집주인과 세입자 간 합의가 필요합니다. 중개수수료 부담을 두고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특약사항으로 '계약 기간 만료 전 계약해지 시 임대인(혹은 임차인)이 부담한다'고 명시해 놓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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