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디 아메리카' 美무한신뢰 괜찮나…中 "환상 빠져산다"

기사등록 2021/08/23 18:35:49

FT "대만, 美와 강력한 관계 강조하며 정작 전쟁 대비는 미흡"

아프간 사태에 대만서도 자주국방 강화론

[가오슝(대만)=AP/뉴시스]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에서 대만 최초의 수륙양용 선박의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2021.4.13
[가오슝(대만)=AP/뉴시스]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에서 대만 최초의 수륙양용 선박의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2021.4.13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중국의 군사적 위협 증대에도 대만은 미국을 '대디 아메리카'(Daddy America·아빠같은 미국)라고 부르며 무한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이 '환상에 빠져 있다'고 깎아내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3일 트위터를 통해 "대디 아메리카? 미국과 대만의 흔한 환상"이라며 "이들 중 한 쪽은 자신이 양안 정세를 장악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한 쪽은 본토(중국)의 마지노선을 넘더라도 무조건적 안전을 누릴 수 있다고 간절하게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펴낸 '대만인들은 중국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대디 아메리카'를 신뢰하고 있다'는 기사에 대한 반응이다.
 
FT는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이 항복을 거부하면 침공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갈수록 호전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정작 대만 현지에선 공포의 징후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만 주변에서 군사 훈련과 정찰 활동이 반복되다보니 주민들이 위협에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정부가 미국과의 강력한 관계를 유독 강조하면서 안일함이 조성된 측면이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FT는 대만 정부가 국제사회에 중국으로 인한 어려움을 종종 호소할 뿐 중국의 공격에 맞서 나라를 단련하거나 시민사회에 전쟁 가능성을 대비시키는 조치는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대만 매체 커먼웰스의 리우 쿠안 인은 "정부가 군사 위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는데 실질적 조치를 취하기 보다는 중국을 싫어하고 미국과 일본을 좋아하라고 말만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중은 우리가 안전하며 우리를 사랑하는 미국이 안좋은 상황이 생기면 구하러 올 거라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는 자력을 갖춰야 한다는 열망을 앗아간다"고 말했다.

최근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대만에서도 자주국방 강화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미국이 철군을 시작하자 순식간에 세력을 키워 아프간 정권을 탈환해 국제사회를 경악하게 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중국에 의해 아프간과 같은 상황에 처하는 상황을 피하려면 대만인들이 뭉쳐야 한다며 "대만의 유일한 선택지는 스스로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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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대디 아메리카' 美무한신뢰 괜찮나…中 "환상 빠져산다"

기사등록 2021/08/23 18:35:4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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