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6조 역대 최대 적자 가능성
구조조정안 놓고 노사 갈등 고조
코로나로 지하철 운임수입 급감
9월 총파업 우려까지 사면초가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교통공사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올해 역대 최대 적자 위기에 몰린 가운데 구조조정 갈등을 빚고 있는 노조의 총파업 예고로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찬반투표를 통해 부산, 대구, 대전, 인천, 광주 등 전국 6개 지하철 노조와 합동으로 총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승객 수가 줄어 운송수입이 급감한 가운데 지하철 운행까지 중단될 경우 재정난 악화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21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의 당기순손실은 1조1137억원으로 전년(5865억원 순손실)보다 2배 가량 확대됐다. 지난 2017년 5월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합병 이후 지난 2019년까지 3년 연속 매년 5000억대의 적자를 냈는데, 지난해 적자 폭이 대폭 커진 것이다. 올해는 사상 최대 수준인 1조6000억원 안팎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공사는 상반기 5000억원에 이어 다음 달 7000억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해 자금 부족분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공사 측은 재정난을 막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로부터 공사채 발행을 승인 받으려면 구조조정 등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결국 공사 측이 전체 직원의 약 10%인 1539명을 감축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노사간 실무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노조 측은 구조조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6년째 동결된 지하철 요금, 무임승차 정책 등이 재정난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쟁의안에 대한 찬판투표를 실시한 결과 81.62%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노조는 "코로나19로 닥친 재정위기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가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인력감축, 외주화 등 구조조정으로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오는 23일 전국 6개 지하철노조와 함께 투쟁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다.
파업이 강행될 경우 서울시와 공사는 수송대책 등을 마련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하철 파업이 강행되더라도 전체 인력의 30% 수준의 최소 인력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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