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도 철수?' 국내외 논란 많지만
하나같이 '걱정할 일 아니다'라는 결론
김여정, 김영철, 최선희 대응책 찾겠지만
뾰족한 수 찾으려다 큰 코만 다칠 듯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안녕하십니까, 뉴시스 북한 에디터 강영진입니다.
이번 주 창넘어 북한의 주제는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아프간에서 벌어진 일이 한국에서도 벌어질 것인가, 또 북한은 이번 일을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할 것인가를 따져 보겠습니다.
너무 뻔한 주제라 창넘어 북한에서 굳이 다뤄야 할지를 두고 잠시 고민하다가 지금처럼 핫하게 진행 중인 이슈를 외면하는 것이 되려 이상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신문칼럼 읽는 기분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군 철수 결정이 촉발한 혼란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야만적인 주민 학살을 일삼던 탈레반 세력이 아프간을 장악함에 따라 다시 한번 인도적 참상이 벌어질 것인지를 전 세계가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미국이 이런 상황을 야기했는지 도무지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일차적입니다. 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창넘어 북한의 주제는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아프간에서 벌어진 일이 한국에서도 벌어질 것인가, 또 북한은 이번 일을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할 것인가를 따져 보겠습니다.
너무 뻔한 주제라 창넘어 북한에서 굳이 다뤄야 할지를 두고 잠시 고민하다가 지금처럼 핫하게 진행 중인 이슈를 외면하는 것이 되려 이상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신문칼럼 읽는 기분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군 철수 결정이 촉발한 혼란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야만적인 주민 학살을 일삼던 탈레반 세력이 아프간을 장악함에 따라 다시 한번 인도적 참상이 벌어질 것인지를 전 세계가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미국이 이런 상황을 야기했는지 도무지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일차적입니다. 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은 미군의 갑작스런 철수 결정이 미국의 주요 동맹, 즉 우리와 일본, 유럽과 중동의 여러나라,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 최근 첨예한 갈등의 현장인 대만의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집중되고 있습니다.
아프간 사태가 미국이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손을 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환구시보가 대만을 향해 '봤지, 미국 믿다간 큰코다친다'는 식으로 한껏 조롱하는 논평을 내놓은 것이 그런 의구심을 한층 자극했습니다.
미국이 동맹국이나 우호국들을 지켜주려는 의지가 있다고 믿어야 할지, 나아가 미국이 그럴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프간 철수 결정을 밀어붙인 바이든 미 대통령은 위기에 빠졌습니다. 지지율이 급락하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유력 언론들도 매일같이 비판적 의견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국무부가 매일같이 '아프간과 한국, 일본, 유럽, 대만은 다르다'면서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방위 의무를 다할 것을 강조함으로써 수습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아프간 사태가 미국이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손을 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환구시보가 대만을 향해 '봤지, 미국 믿다간 큰코다친다'는 식으로 한껏 조롱하는 논평을 내놓은 것이 그런 의구심을 한층 자극했습니다.
미국이 동맹국이나 우호국들을 지켜주려는 의지가 있다고 믿어야 할지, 나아가 미국이 그럴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프간 철수 결정을 밀어붙인 바이든 미 대통령은 위기에 빠졌습니다. 지지율이 급락하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유력 언론들도 매일같이 비판적 의견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국무부가 매일같이 '아프간과 한국, 일본, 유럽, 대만은 다르다'면서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방위 의무를 다할 것을 강조함으로써 수습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몇 배 올리지 않으면 미군을 빼겠다'고 공언했던 게 1년도 채 안 된 일입니다.
트럼프는 우리에게 '70년 동맹 미국이 이럴 수가 있나'라는 트라우마를 안겼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America is back'이라면서 불안감을 가라앉혔지만 아프간 상황은 트럼프가 남긴 트라우마를 새롭게 자극했습니다.
어느 나라든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동맹이든 우호국이든 저버릴 수 있다는 것이 국제 질서의 냉엄한 현실입니다. 한미관계에서도 그런 일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해방 직후 미국이 이른바 애치슨 라인을 선언해 한국을 미국의 극동방어선에서 제외하면서 김일성의 6.25 남침을 촉발했던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또 1970년대 박정희 유신체제를 무너트리겠다며 주한미군 감축을 단행한 카터 대통령 정부도 기억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을 추진하자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한국민이 원하면 언제든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언한 일도 있네요.
그렇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모든 일을 염두에 두더라도 주한미군이 철수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아프간과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거의 모든 전문가의 의견이니까요. 저 역시 그런 걱정은 '쓸데없는 기우'라는 생각입니다.
트럼프는 우리에게 '70년 동맹 미국이 이럴 수가 있나'라는 트라우마를 안겼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America is back'이라면서 불안감을 가라앉혔지만 아프간 상황은 트럼프가 남긴 트라우마를 새롭게 자극했습니다.
어느 나라든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동맹이든 우호국이든 저버릴 수 있다는 것이 국제 질서의 냉엄한 현실입니다. 한미관계에서도 그런 일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해방 직후 미국이 이른바 애치슨 라인을 선언해 한국을 미국의 극동방어선에서 제외하면서 김일성의 6.25 남침을 촉발했던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또 1970년대 박정희 유신체제를 무너트리겠다며 주한미군 감축을 단행한 카터 대통령 정부도 기억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을 추진하자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한국민이 원하면 언제든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언한 일도 있네요.
그렇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모든 일을 염두에 두더라도 주한미군이 철수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아프간과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거의 모든 전문가의 의견이니까요. 저 역시 그런 걱정은 '쓸데없는 기우'라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로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습니다만 딱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적어도 한 세대, 즉 30년 안에는 우리도 미국도 서로를 필요로 하지 않아 적극적으로 내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확신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애치슨 라인으로 한국전쟁이 촉발됐지만 미국은 즉각적인 참전으로 북한을 물리쳤습니다. 카터가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했지만 감축에 그쳤을 뿐 완전 철수는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럼즈펠드의 주한미군 철수 발언도 노무현 대통령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협상전술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한 국제질서에서 꽤 큰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냉전 시기 남북한은 동서 진영의 첨병이었습니다. 그 자체가 분단을 영구화하는 질곡이기도 했지만 그런 한계 속에서도 우리는 세계 최빈국에서 당당히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동맹국으로서 월남은 물론 바로 아프간에도 파병했던 나라가 우리고, 미국이 주도한 국제질서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나라가 바로 우리입니다.
애치슨 라인으로 한국전쟁이 촉발됐지만 미국은 즉각적인 참전으로 북한을 물리쳤습니다. 카터가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했지만 감축에 그쳤을 뿐 완전 철수는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럼즈펠드의 주한미군 철수 발언도 노무현 대통령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협상전술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한 국제질서에서 꽤 큰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냉전 시기 남북한은 동서 진영의 첨병이었습니다. 그 자체가 분단을 영구화하는 질곡이기도 했지만 그런 한계 속에서도 우리는 세계 최빈국에서 당당히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동맹국으로서 월남은 물론 바로 아프간에도 파병했던 나라가 우리고, 미국이 주도한 국제질서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나라가 바로 우리입니다.
지금 우리는 미국에게 중국을 견제하는 첨병 국가입니다. 비록 우리가 그런 역할을 흔쾌히 자임하지는 않는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미국과 동맹관계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국민이나 정치인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물론 주한미군이 완전히 철수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장담하는 건 섣부른 일일 겁니다. 그렇지만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한국은 아프간과는 다릅니다.
우리 국민 가운데 미군이 철수하는 걸 계기로 북한이 오판해 공격해오면 우리가 아프간 정부나 군대처럼 한순간에 무너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문제는 북한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일 겁니다. 애치슨 라인이 그어졌을 때 김일성이 그랬던 것처럼 김정은도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일성 시기의 남북한 상황과 현재의 남북한 상황은 정반대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핵무장을 한 북한이지만 그것만으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건 6.25 남침 이상으로 '큰코다칠 일'이 된다는 걸 김정은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에선 지금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과 머리를 맞대고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있을 겁니다. 안 그래도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걸어 '엄청난 안보위기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공언한 마당이니까요.
물론 주한미군이 완전히 철수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장담하는 건 섣부른 일일 겁니다. 그렇지만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한국은 아프간과는 다릅니다.
우리 국민 가운데 미군이 철수하는 걸 계기로 북한이 오판해 공격해오면 우리가 아프간 정부나 군대처럼 한순간에 무너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문제는 북한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일 겁니다. 애치슨 라인이 그어졌을 때 김일성이 그랬던 것처럼 김정은도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일성 시기의 남북한 상황과 현재의 남북한 상황은 정반대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핵무장을 한 북한이지만 그것만으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건 6.25 남침 이상으로 '큰코다칠 일'이 된다는 걸 김정은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에선 지금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과 머리를 맞대고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있을 겁니다. 안 그래도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걸어 '엄청난 안보위기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공언한 마당이니까요.
그렇지만 아프간 사태를 빌미 삼아 저들이 도모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을 겁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미사일 발사나 한반도 국지도발은 아프간 사태가 아니라도 벌였던 일이니 말입니다.,
벤저민 영이라는 미국의 한 북한 연구자가 NK News라는 북한 전문 사이트에 쓴 칼럼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북한이 한반도에서 (무력통일이라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힘든 것만큼이나 탈레반이 며칠 만에 아무런 저항에도 맞닥트리지 않고 카불을 장악해 샤리아법 통치를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미국사람은 없었다. (이렇듯)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당신한테 시계가 있다면 우리에겐 시간이 있다'고 말하는 아프간 사람들을 보고 북한도 같은 생각을 할지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다."
창넘어 북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벤저민 영이라는 미국의 한 북한 연구자가 NK News라는 북한 전문 사이트에 쓴 칼럼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북한이 한반도에서 (무력통일이라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힘든 것만큼이나 탈레반이 며칠 만에 아무런 저항에도 맞닥트리지 않고 카불을 장악해 샤리아법 통치를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미국사람은 없었다. (이렇듯)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당신한테 시계가 있다면 우리에겐 시간이 있다'고 말하는 아프간 사람들을 보고 북한도 같은 생각을 할지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다."
창넘어 북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