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마한'의 실체 찾는다…'경기, 마한·백제' 특별전

기사등록 2021/08/14 10:44:08

경기도박물관 개관 25주년 기념…10월31일까지

'경기, 마한·백제' 특별전 전시유물.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마한·백제' 특별전 전시유물.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2000년 전 마한(馬韓), 그리고 이어진 지금의 대한민국(大韓民國). 마한은 우리 역사 속에서 사라진 적이 없다."

경기도박물관은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오는 10월 31일까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경기도내 마한과 백제의 실체를 조명하는 '경기, 마한·백제' 특별전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청동기시대 이후 철기문화가 확산하던 시기 한반도에는 고구려, 부여, 옥저, 동예, 마한, 진한, 변한 등 여러 정치체가 있었다. '삼국지(三國志)'위서 동이전과 '후한서(後漢書)'동이열전에 의하면 마한은 경기·충청·전라지역에 걸쳐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4세기 중반 존재한 소국 연맹체다.

경기도에서는 마한 흔적이 거의 발견되지 않아 '마한 문화 불모지'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개발 등을 통해 마한의 실체를 확인할 만한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다.

경기지역 마한과 백제 유물 700여 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발굴 성과를 중심으로 마한의 흔적을 찾고, 백제와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마한 여명을 열다 ▲마한을 말하다 ▲마한에서 한성 백제로 등으로 나뉜다.

양평 양수리 537-1 원삼국시대 수혈 출토유물.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양평 양수리 537-1 원삼국시대 수혈 출토유물.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부는 선사시대의 문화를 통해 마한의 여명 시기를 찾아본다. 54개의 각 속국은 농경 사회였던 청동기시대부터 각 지역에 존속했고, 대·소규모 단위 집단이 지형 조건이나 문화 권역 단위로 통합·형성됐다. 초기철기시대에 시작된 철기의 제작 기술은 마한에 이르러 획기적으로 발전한다.

초기철기시대와 원삼국시대인 마한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유적은 양평 양수리 유적이다. 초기철기시대의 마연토기, 마한의 새로운 토기인 경질무문토기, 타날문토기, 철기 등이 발견돼 두 시대의 토기를 모두 사용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2부는 마한의 등장과 융성했던 시기의 주요 유적과 유물을 소개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경질무문토기와 타날문토기, 본격적인 철의 생산, 활발한 교역 활동의 증거인 구슬 등을 통해 국가 단계 이전 소국연맹체 형태의 막강했던 마한의 성격을 밝힌다.

김포 운양동 유적은 중서부지역에서 확인된 원삼국시대의 대표적인 흙무지무덤 유적이다. 흙무지무덤 총 32기, 널무덤 총 3기, 독널무덤 총 1기가 조사됐다. '선(先) 흙무지 조성, 후(後) 매장주체부 굴착'이라는 흙무지무덤의 축조 순서가 밝혀져 의미가 크다.

흙무지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북방계 금귀걸이·남아시아계 마노·수정·유리구슬 등 화려한 장신구류, 무기·농공구 등 철기류, 큰독·낙랑계 짧은목항아리·두귀달린항아리 등 토기류가 함께 출토됐다.

그 밖에도 중부지역 원삼국시대 초대형 마을 유적 '광주 곤지암리', 경기 남부 원삼국시대 최초의 무덤 '평택 마두리' 등의 발굴 유적을 만나볼 수 있다.
 
김포 운양동 고분 출토 원삼국시대 금제이식.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포 운양동 고분 출토 원삼국시대 금제이식.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부는 마한 소국 가운데 하나였던 백제국(伯濟國)이 고대국가 백제(百濟)로 성장하면서 기존 지역 세력인 마한의 소국들을 어떻게 통합했는지 물질 문화 측면에서 살펴본다. 이 시기 마한은 백제에 흡수됐지만 여전히 마한의 토착적 전통을 유지하는 모습이 경기도의 여러 지역에서 확인된다.

화성시 향남읍 요리에서는 흙무지무덤이라고 불리는 큰 무덤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널무덤과 덧널무덤 7기, 독널무덤(옹관묘) 1기가 발견됐다. 1호 덧널무덤은 경기 지역에서 확인된 덧널무덤 중 가장 큰 규모다. 무덤의 내부에서는 매우 정교하게 제작된 금동관과 금동신발을 비롯해 금귀고리, 고리자루칼, 깊은 바리형 토기가 확인됐다.

백제 영역에서 단 9점만 출토된 금동관은 경기지역에서 처음 발견돼 주목을 받았다. 백제 중앙에서 지방의 유력자에게 나눠줘 포섭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지방을 유연하게 통치하는 매개체였던 것으로 이해된다.

또 깊은 바리형 토기는 마한의 전통적인 무늬인 격자타날무늬가 새겨진 바리다. 백제화된 이후에도 여전히 지역의 색채가 강한 마한의 토기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김영미 경기도박물관 책임학예사는 "전시를 통해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 한의 위대한 시작을 찾아볼 수 있다.  1897년 고종은 조선을 황제국으로 올리면서 나라 이름을 '삼한(三韓)'을 잇는 큰 한이라는 뜻의 '대한(大韓)이라 했고, 지금 '대한민국'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시를 준비하면서 경기지역 마한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짚어보니 마한은 어느 시기보다 치열했고 번성했던 소국연맹체였다. 마한에 대한 역사 속 기록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길 바란다"라고도 했다.

전시는 무료이며 코로나19로 인해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한 뒤 관람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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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마한'의 실체 찾는다…'경기, 마한·백제' 특별전

기사등록 2021/08/14 10:44:0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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