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점령지역 확대와 함께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다. 이르면 한 달 내 수도 카불이 함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미국은 아프간 내 자국민의 철수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병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12일(현지시간) 밤 아프간 남부 지역 칸다하르와 헤라트 등을 장악했다. 최근 일주일간 공습으로 아프간 34개 주도 중 12개를 차지했다.
특히 이번에 점령당한 지역은 수도 카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이기도 하고 경제적, 전략적으로 주요 지역인 곳으로 알려졌다.
아직 카불이 직접적으로 위협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패배로 탈레반이 아프간 영토 3분의 2를 장악한 것으로 추산되며 위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아프간 주민들은 탈레반 진격을 피해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올라섰다. 국경 인접 지역의 주민들은 타국으로 도주하기도 했다.
탈레반은 점령지에서 여성의 권리를 무시하고, 민간인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등의 범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분쟁을 취재하던 로이터통신 소속 사진기자가 탈레반 총격에 숨졌고, 일부 탈레반 전사들은 아프간 경찰 겸 코미디언을 납치해 조롱하고 폭행하는 영상을 촬영한뒤 살해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며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이 가운데 아프간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대표단은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참여한 가운데 이른바 '트로이카 플러스' 평화회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알자지라 등 외신은 아프간 정부가 회담에서 폭력이 아닌 정치적 해결을 강조하며 휴전과 대화 재개, 탈레반과의 연립정부 구성 등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3자가 평화협상을 중재해줄 것으로 요구하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도 요청했다.
실질적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탈레반 측은 아프간 정부와 같이 평화적, 정치적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아프간 정부가 정치적 해결에 관심이 없다며 비난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이어지자 미국 정부 관리들 사이에서는 아프간 수도 카불이 이르면 30일 내 탈레반에 함락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아프간 내 자국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고지했고 대사관도 기능을 축소하고 철수를 앞두고 있다. 미국은 이를 위해 자국민 대피를 지원하고 보호할 병력 3000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영국 역시 영국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6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대사관 인력의 대피를 돕기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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