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따상 신화' 끝났나

기사등록 2021/08/11 14:28:06

역대 최대 공모액 크래프톤, 공모가 하회

SKIET·카뱅 '따' 실패, SD바이오센서 급락

'균등방식' 적용 개인 기회 확대됐지만

"따상 노린 묻지마 투자에 주의해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크래프톤 IPO(기업공개)를 위한 공모주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인 3일 오후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은 뒤 나서고 있다. 2021.08.0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크래프톤 IPO(기업공개)를 위한 공모주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인 3일 오후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은 뒤 나서고 있다. 2021.08.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일단 배정만 받으면 최소 160% 수익은 보장됐던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이후 상한가)' 신화가 최근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올들어 '균등방식'이 적용되면서 개인들의 투자 기회는 확대됐지만 정작 상장 후 주가는 하락해 개미들의 아쉬움은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어급 공모주는 상장 첫날 대체로 따상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따상은커녕 상장 첫날 두자릿수 변동률로 급락한 종목도 있다.

역대 최고 공모 금액으로 기대를 모은 크래프톤은 코스피에 상장한 지난 10일 시초가가 공모가(49만8000원)를 밑돈 45만4000원에 출발했다. 심지어 해당 공모가는 앞서 고평가 논란으로 한 차례 낮춘 가격이란 점을 고려하면 첫날 주가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 이날 최저 40만500원까지 하락했으며 이튿날에도 하락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증거금 81조원을 모집하며 역대급 청약 흥행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 5월11일 코스피 상장 첫날 '따'에 성공한 뒤 상한가에 직행하지 못했고 장중 20%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대체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카카오뱅크가 코스피에 상장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 전광판에는 카카오뱅크 상장 관련 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2021.08.0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카카오뱅크가 코스피에 상장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 전광판에는 카카오뱅크 상장 관련 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2021.08.06. [email protected]


코스피에 상장하는 '씨젠'으로 기대를 모은 진단키트 기업 SD바이오센서도 청약률에 비해 상장 후 고전을 면치 못했다. SD바이오센서는 '따'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달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뒤늦게 주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역시 상장 첫날 '따'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주식시장에는 공모주 바람이 불었다. SK바이오팜이 이례적으로 '따상상상(따 이후 3연상)'을 성공했고 뒤이어 카카오게임즈도 '따상상'에 이르자 너도나도 공모주 투자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형 공모주라면 적어도 '따상'에 직행할 것이란 기대에 투자자들이 청약에 몰려들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들어 대어급 공모주는 역대급 청약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공모주 투자는 소위 '쩐의 전쟁'이었다. 공모주 배정이 청약 경쟁률에 따라 증거금 비례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청약 경쟁이 치열한 대형 공모주 일수록 초기 투자금이 많이 필요한 구조였다. 그렇다보니 자금이 넉넉한 고액 자산가나 50~60대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이었다.

하지만 SK바이오팜에서 불어온 '따상' 바람에 소액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됐고, 투자금이 적어도 배정받을 기회를 달라는 목소리가 점차 커져갔다.
온라인 IPO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배동근 CFO, 김창한 대표이사, 장병규 의장의 모습.(사진제공=크래프톤) *재판매 및 DB 금지
온라인 IPO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배동근 CFO, 김창한 대표이사, 장병규 의장의 모습.(사진제공=크래프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금융당국은 올들어 '증거금 비례' 방식을 줄이고 '균등방식'을 확대하면서, 청약에 참여만 하더라도 일정 규모의 공모주를 배정 받을 수 있게 했다. 다수의 소액 투자자에게 참여기회를 확대한 셈이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하고 남은 물량도 주관사의 재량에 따라 기관이 아닌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개인들의 투자 기회가 이전보다 확대된 상황에서 정작 상장 후 주가는 부진해지면서, 공모주에 뛰어든 다수의 소액투자자들이 기대한 수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경준 혁신자문투자 대표는 "지난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유독 크게 흥행했던 데에는 당시 코스피가 급격하게 상승하던 때였던 만큼, 공모가가 산정되던 때와 상장하던 때 증시 갭 차이가 있었던 것도 한 몫 했을 것 같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런 메리트가 사라진 데다가 반대로 투자자들의 기대치는 높아진 측면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전처럼 대형 공모주라면 무조건 '따상'에 가는 시장은 지났다고 본다"며 "대어급이라고 해서 묻지마 청약에 임할 게 아니라 철저한 기업 분석을 통해 옥석 가리기를 하며 투자에 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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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급 '따상 신화' 끝났나

기사등록 2021/08/11 14:28:0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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