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2020]외신이 꼽은 주요 장면…망명·중압감 기권·공동메달

기사등록 2021/08/09 03:29:44

[바르샤바(폴란드)=AP/뉴시스]벨라루스의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오른쪽)가 4일(현지시간) 망명국인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공항에 도착한 직후, 벨라루스의 반체제 인사인 파벨 라투시코와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라투시코는 폴란드에 체류하고 있다. 2021.08.05.
[바르샤바(폴란드)=AP/뉴시스]벨라루스의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오른쪽)가 4일(현지시간) 망명국인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공항에 도착한 직후, 벨라루스의 반체제 인사인 파벨 라투시코와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라투시코는 폴란드에 체류하고 있다. 2021.08.05.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8일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전례 없던 올림픽으로 평가 받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대회 1년 연기와 무관중 운영도 그렇지만 외신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망명을 선택한 벨라루스 육상 선수와 선수들의 심리적 중압감을 돌아보게 만든 미국 체조 선수, 공동 메달로 아름다운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이탈리아·카타르 높이뛰기 선수 등도 주목했다.

◇스포츠계에 투영된 독재 정치의 그림자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의 망명 사건을 주요 장면 중 하나로 꼽았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국 대표팀 운영 방식을 비판했다 강제 송환 위기에 처하자 제 3국 망명을 신청했다. 예정에 없던 1600m 강제 출전 지시를 받은 것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었는데 대회가 끝나기도 전 강제 귀국 명령을 받았다.

그는 지난 1일 하네다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공항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및 일본 정부의 개입과 폴란드 정부의 인도주의 비자 발급으로 무사히 망명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로 피신했던 그의 남편도 함께 망명했다.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린다. 1994년 집권했고 지난해 8월 6선에 성공해 27년 간 정권을 잡고 있다. 부정선거 의혹과 독재 정권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를 유혈 진압하며 철권 통치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5월23일엔 반정부 언론인 로만 프로타세비치를 체포하기 위해 제3국 여객기인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를 강제 착륙시켜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치마노우스카야 역시 강제 착륙 가능성을 우려, 오스트리아 빈을 경유해 폴란드 바르샤바로 갔으며 오스트리아로 갈 때에도 벨라루스 영공을 우회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벨라루스의 강제 귀국 시도에 대해 정식 조사에 들어갔다.

◇체육계 정신건강 조명한 '체조 여왕'

미국 여자 체조의 살아 있는 전설 시몬 바일스가 지난달 27일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 4개 종목 중 도마 한 종목만 뛰고 나머지 종목 출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리우올림픽 여자 체조 금메달 4관왕으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최대 6개의 금메달이 예상됐다.

하지만 단체적 결선 첫 종목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뒤 심리적 압박감을 이유로 기권했다. 그는 긴장감 때문에 공중에서 방향 감각을 잃는 '트위스티즈' 현상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신체적인 부상이 아닌 정신 건강 문제로 기권하는 일은 이례적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고 각계의 응원과 격려가 잇따랐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은 선수들의 심리적 중압감과 정신 건강 문제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후 그는 특훈 끝에 여자 기계체조 평균대 결승에서 동메달까지 거머쥐었고 5년 간의 꿈에 값진 결실을 맺었다.
[서울=뉴시스] 美 '체조여왕' 시몬 바일스 (사진=시몬 바일스 인스타그램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美 '체조여왕' 시몬 바일스 (사진=시몬 바일스 인스타그램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아름다운 우정'…109년 만의 공동 메달

지난 1일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과 이탈리아의 장마크로 탐베리가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다. 하지만 올림픽 타이 기록인 2m39에 3차례 모두 실패했다.

재도전하거나 또 다시 실패할 경우 높이를 낮춰 다시 승부를 가릴 수 있었는데 이들은 사이 좋게 시상대에 서는 것을 선택했다. 규정상 두 선수 모두 동의할 경우 공동 우승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한 공동 금메달은 1912년 이후 처음이다.

이들의 선택은 그간 쉼 없이 달려 온 서로에 대한 선물이었다. 외신들은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순간"이라며 아름다운 우정이라고 평가했다.

[도쿄=AP/뉴시스]'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한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왼쪽)과 이탈리아의 장마크로 탐베리가 1일 공동 금메달을 수상한 뒤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승리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1.08.01.
[도쿄=AP/뉴시스]'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한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왼쪽)과 이탈리아의 장마크로 탐베리가 1일 공동 금메달을 수상한 뒤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승리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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