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금리인상 임박②]8월이 끝 아니다...10월 연속 인상

기사등록 2021/08/07 12:00:00

최종수정 2021/08/07 12:11:21

다수 전문가들 "연내 두차례 금리 인상" 관측

물가 상승·금융불균형에 금리인상 압력 가중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7.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7.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열린 금통위에서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 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데다, 금융불균형 문제가 심각하고 물가가 뛰고 있어 금리인상을 더는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금통위가 오는 26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첫 금리인상 시기를 오는 10월에서 8월로 앞당겼으며 이번 달을 비롯해 올해 4분기, 내년 3분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금통위가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도 급격한 가계부채 증가·자산시장 과열 등 금융불균형 문제와 물가 상승 우려 등을 이유로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집세·농축산물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2%를 웃도는 등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인 2%를 넘어섰는데,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담긴 소비 진작책까지 가동되면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이 올해 초까지는 식료품에 머물렀는데, 최근에는 광범위하게 물가가 오르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에 수출 부문의 수요 확장까지 겹치면서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2%를 넉 달째 넘으며 상당히 오랜기간 고공행진 중인 만큼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 단행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달에 금리를 올리고, 그 이후의 물가 흐름을 보고서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달에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는다해도 코로나19 사태때문에 많이 풀어놓은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므로 금통위가 금리인상 신호를 계속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고 부동산 시장이 너무 과열돼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진작 올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산시장에 거품이 생기도록 하는 원인 중 하나가 저금리였다"며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과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7.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7.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금리인상 횟수와 시기에 쏠려있다. 올해 금통위 정례회의는 이달 26일, 10월12일, 11월25일 세 차례 남았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연내 두 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응해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내리면서 금융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지고 물가마저 뛰어오른 만큼, 남은 카드는 금리 인상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준금리를 한 두차례 올린다해도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며 "물가 상승을 감안해야 하고, 금융불균형도 잘 통제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현행 '제로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연준도 언젠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며 "금융불균형이 통제가 안되는 상황에서 손놓고 있다가 해외에서 충격이 오면 더 어려워진다. 금리를 미리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하준경 교수는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다음에, 경제 흐름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 한 10월이나 11월에 0.25%포인트 또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내에 두 차례 올린다해도 기준금리가 1% 밖에 되지 않는 만큼, 내년에 경기를 보면서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 4차 유행이 학습효과와 코로나 백신 등의 영향으로 예전 1~3차 유행때보다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지 않다"며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금리 인상을 안 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금리를 안 올리면 부동산 시장이 더 과열될 확률이 높다"고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와 GDP(국내총생산) 갭(실제 GDP와 잠재 GDP간 차이)을 감안하더라도 금통위가 의지만 있으면 이번달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9월에 추석이 있는 걸 감안해 8월 아니면 10월에는 금리인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이미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다 올랐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92%로 작년 1월(2.95%) 이후 1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74%를 기록, 2019년 6월(2.74%)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에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반영된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관리로 은행들이 우대금리 축소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 노력을 기울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15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 수준으로 동결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15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 수준으로 동결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달 28일 부동산 대국민담화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 당국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거론한 것과 지난달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낸 고승범 위원이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내정된 것도 연내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점치는 요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홍남기 부총리 등 정부 측 인사들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거론한데다, 금통위원들 역시 가계부채 급증에 대해 우려를 표한 만큼 8월과 11월에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승범 위원이 금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변수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 스탠스가 금융불균형 문제 해결인 만큼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8월과 10월 연속으로 올리면 가파른 긴축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 같아서 11월에 금리인상이 있을 것 같다. 8월과 11월 각각 0.25%포인트씩 올려 기준금리 1%로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의견을 냈던 고승범 위원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다"며 "한국은행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금융정책의 기조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인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3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어서 내년 초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 같다"며 "대선이 끝나고나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사이클로 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코로나 4차 유행에 따른 실물경제 타격 우려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한 차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4차 유행 등을 고려할 때 8월보다 10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며 "7월 금통위 즈음에 질병관리청에서 내놓은 시나리오가 있는데, 7월 금통위 때보다 현재 코로나 확진자수가 확실히 늘었다. 이것을 금통위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8월 금통위가 열리는 때에 확진자 증가세가 고점을 형성할 시기이기 때문에 이번달 금리를 인상하는 건 쉽지 않다고 본다"며 "10월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내년 1월에 0.25%포인트 더 올려 기준금리가 1%로 가는 걸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혜영 연구원은 "고용과 내수 등 경제상황만 봤을 때는 8월보다는 10월에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지 않나 판단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융불균형 문제를 중시하다보니 이번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8월 금통위때 금리를 올린다면 0.25%포인트 올리고, 이어 11월에 0.25%포인트 올려서 기준금리 1%가 되는 걸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8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10월에 금리를 올리게 된다면, 연내 한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있게 된다"며 "이 경우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올려서 기준금리를 1%로 만들것 같다. 이주열 총재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한 두 번 올린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완화적'이라고 밝힌 만큼 두 번까지는 부담없이 금리를 올릴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7.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7.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금리인상 임박②]8월이 끝 아니다...10월 연속 인상

기사등록 2021/08/07 12:00:00 최초수정 2021/08/07 12:11:21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