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넥스트 인슈어런스: 디지털 환경과 보험산업' 보고서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보험업계와 빅테크(대형IT기업)의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보험사가 디지털 전환 없이 생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 손재희·박희우 연구위원은 4일 'CEO Report(리포트)'에 실린 '넥스트 인슈어런스(Next Insurance)·(Ⅰ): 디지털 환경과 보험산업' 보고서에서 "디지털 전환은 기존의 전통적인 보험을 디지털 보험으로 진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일상화가 디지털 환경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박 연구위원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1980~2000년대생)의 경제적 활동 비중 증가와 보험시장 진입규제 완화로 인한 테크기반 플랫폼 기업들의 보험업 진출 본격화는 보험시장의 디지털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보험업이 단순 위험의 보장에서 예방관리 서비스로 확장되고 일생생활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이 실시간 보장되는 등 보험 제공 방식이 변화됐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보험소비 4대 핵심 가치로 유연함, 개인 맞춤, 실시간 제공, 끊김 없는 신속한 연결을 꼽았다.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 보험회사가 기존의 성장전략을 답습하거나 혁신이 지체된다면 기술 기반,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빅테크·핀테크사는 기존 보험회사들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협력·공생하며 보험산업이 성장했다고 판단했다. 빅테크는 보험업 라이선스를 획득해 보험산업으로 진출해 미니보험 등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기존 보험회사는 전통 보험상품을 제공하는 등 보험시장을 영역별로 나눠 협업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빅테크가 판매하는 상품 범위를 확대할 경우 기존 보험회사 설계사 조직과의 갈등이 야기될 수 있고, 자본확충 등 기존 보험산업의 규제를 적용받아 리스크 관리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디지털 환경은 보험사에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손·박 연구위원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하에서 보험회사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하는 보험업 전 가치사슬에서 기존과 다른 고객경험의 제공, 즉 디지털 고객 가치의 제공이 필수"라며 "향후 디지털 기반 생태계 내 주도권을 확보하고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신사업 추진을 위해 생태계 내 여러 산업과의 협력을 도모하고, 정보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보험시장의 혁신적인 성장과 공정경쟁, 소비자 효용 감소 방지를 위해 규제의 정비가 필요하다"며 "기존 보험회사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보험산업 진입장벽을 유지한다면 디지털 전환과 소비자 편의 개선의 속도를 늦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시장 혁신을 위한 규제완화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손·박 연구위원은 "나아가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보험시장 진출을 위협으로만 인식해 지나치게 수세적일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이들의 시스템, 데이터 접근성, 신기술 등 장점을 활용해 보험회사의 약점을 보완하는 협력자로 만드는 기지가 요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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