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현동 주민들 "이슬람 편드나, 우리 두번 죽이나"

기사등록 2021/07/27 13:55:27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7일 오전 대구 북구 대현동 골목에서 이슬람사원 건축허가 반대 비상대책추진위원회와 대현동·산격동 주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7.27.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7일 오전 대구 북구 대현동 골목에서 이슬람사원 건축허가 반대 비상대책추진위원회와 대현동·산격동 주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7.27.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이지연 김동현 기자 =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중지 명령을 법원이 일시적으로 집행정지하자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이슬람사원 건축허가 반대 비상대책추진위원회'와 주민자치회 등은 27일 사원 건립예정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건축 중단을 재차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슬람 측의 행정소송에 구청이 주민들의 입장에서 적극 대응해 줄 것을 요청하며 공사 재개 시 강경 대응할 뜻도 예고했다.

이들은 "이슬람 건축주 측에 손해발생 우려를 이유로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이는 주민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사실상 사원 건축이 다시 시작된다. 주민들에게 양보를 종용해 온 북구청도 더 이상 가만있지 말고 주민 입장에서 적극 대응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구청이 주재한 2차 중재모임에서 이슬람사원 측은 기존의 공사부지를 북구청이 수용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처럼 조건을 제시하더니 행정소송을 제기해 주민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가한 주민 A씨는 "어제 경북대민주화교수협의회 등 몇 분이 음료수를 들고 찾아왔다. 주민들이 목숨걸고 싸운다고 하니 진짜 목숨거느냐고 묻더라. 7년간 아무문제 없었던 것은 견딜만해서였던 것 아니냐고 하더라. 주민들을 설득하러 온 자세들이 아니라고 생각해 음료수조차 받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경북대 인근에서 30여년을 살았다는 주민 B씨는 "이 좁은 골목에 (사원을) 지어 어쩌겠다는 건인가. 이슬람 관련 민원이 없었다는 말을 들으니 기가 찬다. 그동안 참고 배려해 준 것은 온데간데 없다. 괜히 배려해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민 등 60여명이 참가해 건축현장에서 경북대 서문 앞까지 법원 결정에 항의하는 행진을 이어갔다. 대책위와 대현동 주민들은 공사 재개 시 무력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책위 관계자 C씨는 "사원 건립예정지 인근이 모두 사유지인만큼 주민들도 법적 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대구지방법원은 북구청의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중지 명령에 대한 일시적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건축주 측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의 공사재개 결정에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21일부터 대구지법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벌여왔다.

갈등이 계속되자 건축주와 지역 시민단체들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갈등 중재를 위해 건축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북구청은 지난 2월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이슬람사원(경북이슬라믹센터)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렸고 6개월이 넘도록 사원 건립이 중단돼 왔다.

이날 집회현장을 찾은 이정열 북구의원은 "건축주와 주민들 간 팽팽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경북대 측에 유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을 제안했지만 예산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외국인 교수들을 위한 시설은 교내에 마련돼 있다. 주민간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학교측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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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현동 주민들 "이슬람 편드나, 우리 두번 죽이나"

기사등록 2021/07/27 13:55:2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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