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공방 '갈 데까지 간다'...도정농단에 盧탄핵까지

기사등록 2021/07/21 15:56:21

"금도 넘어섰다" 당 선관위 경고에도 비방전 가열

2007년 이명박vs박근혜 데자뷰…"자해 행위" 우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부터 후보자를 6명으로 좁히는 컷오프(예비경선)을 시작해 11일 6명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2021.07.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부터 후보자를 6명으로 좁히는 컷오프(예비경선)을 시작해 11일 6명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2021.07.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1·2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비방전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양측의 공방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단기적으로 민주당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대선 본선을 내다봤을 때 두 주자에 깊은 내상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캠프는 21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카드로 이 전 대표를 공격했다.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이낙연 후보가 2002년 노무현 후보의 대변인이었는데 그 후에 탄핵 과정에 참여를 했다"며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때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적통'을 자처하면서 이 지사의 문재인 정부 계승 의지에 의구심을 제기하자,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입장을 추궁하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2002년 대선 직후 친노 세력이 주축이 된 열린민주당에 가지 않고 '꼬마 민주당'에 남아 탄핵 국면을 거쳐 친노 진영과는 거리가 있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여부를 두고 "죽을 때까지 말하지 않겠다"며 '노코멘트' 입장을 취했던 이 전 대표는 이날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을 통해 "노무현 탄핵 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오 수석대변인은 "당시 광주·전남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탄핵할 수 없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분명한 입장이 있었음에도 최소한의 팩트체크 없이 발언했다"며 반발했다.

이 전 대표 측은 경기도 유관기관 상근직원의 단체 대화방 네거티브 모의를 두고 이명박 정부 국정원 댓글 사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프레임을 동원해 총공세에 나섰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박광온 의원은 지난 20일 라디오에서 "도지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을 연봉 8800만원을 받는 유관기관의 임원으로 누군가가 임명을 했다는 건데 도지사의 권한을 대신 행사한 것"이라며 "도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해당 인물을 모른다고 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빗댄 것이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오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누구의 지시에 의해 이런 엄청난 '선거개입, 댓글공작'을 기획·운영했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 측은 형사 고발에 나설 수 있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 김 의원은 "전형적인 정치공작 마타도어니까 고발을 못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 지사는 해당 인사가 공무원이 아니며 선거법 위반일 경우 자체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본인들의 더 심각한 문제는 다 감추고 침소봉대해서 공격하는 것 같다"면서 이 전 대표의 동생 이계연씨와 옵티머스 사건 연루 의혹은 받은 측근 이모씨를 겨눴다.

캠프 간 공방이 격해진 가운데 이날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녹취록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재차 확산되면서 이 전 대표 측이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양측의 설전에 앞서 당 선관위가 "금도를 벗어났다"며 과도한 네거티브는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후보와 캠프, 지지자 간의 비방전은 식지 않고 있다.

이에 지난 2007년 대선 국면에서 상대를 향한 폭로전을 펼친 이명박·박근혜 후보처럼 극심한 후유증을 남기는 경선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향후 원팀으로 본선을 치르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횡령 의혹,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문제는 당시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당시 추격자였던 박 후보는 이 후보의 재산형성 과정을 집중적으로 공격했고, 이 후보도 이에 질세라 박 후보의 개인사와 얽힌 약점을 들춰내면서 상호 비방이 극에 달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대방과 지지자들이 자기가 후보가 됐을 때 나를 위해 선거운동해 줄 사람이란 인식을 가지고 접근해야지 다시 못 볼 사람인 것처럼 공격하면 스스로 자해행위가 될 수가 있다"며 "그렇게 돼서 만약에 억지로 후보가 됐을 때 본선에서 한팀이 되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재명·이낙연 공방 '갈 데까지 간다'...도정농단에 盧탄핵까지

기사등록 2021/07/21 15:56:21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