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세계 물량 44% 계약 최고치
울산지역 내년 4분기 필요인력 5600여 명
타지 유출 인력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지적
업계, 갈수록 인력난 심각…정부 장기대책 요구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지역 조선업계가 최악의 인력난을 겪고 있다. 선박 수주는 13년 만에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반면 일할 노동자는 없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게 현 조선업계 상황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LNG운반선의 경우 세계 발주량의 100%를 수주했다. 운임상승에 따라 발주가 증가한 대형 컨테이너선은 81척, 초대형유조선(VLCC)은 27척이다. 현대중공업은 상반기 60억4000만달러(50척)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특히 이번 수주에는 지난달 29일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과 HMM이 계약한 1만3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12척(65만CGT, 1조8000억 원)이 포함돼 있어 조선-해운업계 간 상생협력에 따른 성과라는 의미도 찾을 수 있다.
조선업계에선 글로벌 물동량 증가, 운임 상승, 유가 상승,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따라 선박, 해양플랜트 발주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호황에 일거리는 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업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발표한 '생산직접직 필요인력' 자료에 따르면 울산은 내년 4분기 필요인력이 5665명에 달한다.
인력 부족 상황은 조선소가 밀집한 지역 가운데서도 울산이 가장 심각하다. 지역별 필요인력은 울산, 전남, 부산, 경남 순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은 올해 3분기 2307명, 4분기에 3784명, 내년 1분기 4720명, 2분기 5305명, 3분기 5972명, 4분기 5665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인력난은 조선 불황의 장기화로 가속화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경기도 일원의 신도시 건설,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 등으로 대거 옮겨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난 인력이 다시 발길을 돌리는 일이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일은 험하고 벌이는 시원찮다는게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울산의 한 조선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이모(44)씨는 “일은 몇 배로 힘들고 위험한데 시급은 최저시급 수준이니 사람이 오겠냐”라며 “일 없다고 다 자르고 이제 와서 사람 없다고 오라하는 상황이 딱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고 꼬집었다.
지역 조선업계도 기술인력 수급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은 1년 만에 기술연수생 모집을 재개, 이달 말까지 선체 조립과 선박의장 2개 직종에 총 120여명을 모집하고 있다. 기술교육원은 2015년 정원 대비 입교율 88%를 기록한 이후 6년째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갈수록 인력난이 심해지고, 고용질이 저하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주노동자 고용을 늘릴 방법 등 장기적인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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