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체계가 적용됨에 따라 밀키트 업계가 수혜를 톡톡히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늘어난 집밥 수요를 편리함을 앞세운 밀키트가 일정부분 독식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야간 시간대 통금 조치를 비롯해 등교를 하지 않는 학생들의 증가, 직장인들의 재택 근무 확대는 집밥 수요을 늘리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매 끼니를 챙겨야 하는 주부들이 간편하게 한끼를 차릴 수 있는 밀키트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
수혜 기업은 광범위하게 분포됐다. 시장점유율 1위 기업 프레시지가 밀키트 시장을 개척한 이후 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테이스티나인, 동원 홈푸드, 한국야쿠르트, 롯데마트, CJ 제일제당 등 후발 사업자가 다수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17년 1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000억원 규모로 20배 이상 급성장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밀키트 시장을 키운 역할을 했다. 올해는 3000억원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밀키트 시장이 다른 가정간편식(HMR) 시장과는 달리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밀키트 이용 연령대가 20~30대 젊은 층에서 50~60대 중장년층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먼저 거론할 수 있다.
밀키트의 시장 침투율도 빠르게 늘어 현재 10% 이상에 달한다. 전체 소비자 10명 중 1명이 밀키트를 경험해 봤다는 것이다. 20년이 넘은 즉석밥의 시장 침투율이 약 3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밀키트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밀키트 업계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며 코로나19 사태로 얻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제품으로 다양한 연령대 소비자를 공략하는 전략이다.
국내 밀키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는 프레시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밀키트 시장에서 약 63% 달하는 12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80% 증가했다.
외식 대신 내식을 즐기는 집밥 문화가 확산되고 언택트 소비가 증가한 것을 적극 공략한 것이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현재는 600여종이 넘는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해산물과 소스류까지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2015년 설립된 테이스티나인도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열풍이 불면서 성장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2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73억원 대비 300% 증가한 실적이다.
올해는 매출액 목표를 1000억원으로 세웠다. 1분기 매출은 분기 목표액의 120%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5~10분 내외로 최소한의 조리 과정을 거쳐 먹는 프리미엄 간편식 레디밀이다.
재료 손질과 조리 과정이 없어 밀키트보다는 간편하고 제품 다양성과 신선도 측면에서 1세대 냉동 식품과는 구별돼 차세대 트렌드로 주목받는 시장으로 분류된다.
테이스티나인은 지난해 '멕시칸치킨타코세트', '레디밀 파스타 시리즈' 등을 선보여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는 '테이스티 마르게리타 피자' 등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레디밀 제품 라인업을 확장 중이다.
또 삼성증권과 신영증권을 공동 대표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며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했다. 상장 시기는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잡았다.
CJ제일제당 등 주요 식품기업들의 밀키트 제품 출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프리미엄 밀키트 쿡킷을 앞세워 밀키트 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2월에는 명절 수요를 겨냥해 '수비드 소사태찜', '소고기육전과 모둠전', '소고기버섯듬뿍잡채', '매생이굴떡국' 등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모둠해물파전', '도토리묵무침과 치즈감자전' 등 막걸리와 어울리는 별미 메뉴 4종을 출시했다.
CJ푸드빌은 빕스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밀키트로 출시해 집, 캠핑 등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제품의 특징은 각 메뉴를 개발한 셰프의 실명과 맛을 내는 비법을 담은 레시피 카드를 포함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외식 수요 감소는 집밥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외식 메뉴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밀키트 업계가 외식 물가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