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개정 나몰라라…국회서 의견 엇갈려"
ISA·공모펀드 활성화, 리딩방 등 철저히 심사
녹색·ESG경제 지원…10월 '금융투자TEST' 출시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15일 국회를 향해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한 사전지정운용제 도입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수익률 제고라는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 관련 법안을 빠른 시일 내 통과시켜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협회장은 이날 오전 유튜브로 진행한 '온라인 하계기자 간담회'에서 "올초부터 국회에서 사전지정운용제 도입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상품유형에 원리금보장상품 포함 여부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나 협회장은 "사전지정운용 제도가 도입되면 퇴직연금은 그야말로 가입자를 위한 제도로 탈바꿈한다"며 "퇴직연금을 유치만하고 가입자에 대한 사후 서비스는 나몰라라 하는 시장 구조도 맞춤형 서비스와 우수한 상품으로 경쟁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익률 경쟁에서 뒤쳐진 퇴직연금 사업자는 가입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며 "노후 소득보장 기능이 거의 상실한 퇴직연금 제도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인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제도 개선과 공모펀드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도입된 세제혜택 상품인 ISA는 미미한 세제유인과 예적금 중심의 운용으로 가입 실적이 당초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며 "올초 도입된 투자중개형ISA는 투자와 절세 혜택이 맞물리며 가입자 수가 4개월 만에 80만 계좌를 넘어설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우리 경제를 선도할 혁신기업 성장지원에 활용하려면 장기투자하는 국민에게 획기적인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며 "금융선진국처럼 금융투자 상품 전용 비과세 상품인 투자형ISA를 도입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공모펀드에 대해서는 "탄력적인 펀드 운용이 가능한 규제 개선과 외화표시MMF 도입 등의 내용을 당국과 협의해 지난 2월 발표했다"며 "하반기에도 법·규정 개정에 맞춰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된 만큼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청약철회권과 위법계약해지권 등 신규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협회규정과 표준투자권유준칙을 개정했다"며 "하반기에는 투자성향을 파악하고 상품위험 등급 분류방법을 개선하며 표준내부통제기준을 신설하는 등 금소법 안착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어 "고위험상품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표준영업행위 준칙을 마련하고 협회 내 상품분류점검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제도의 업계 연착륙을 도모했다"며 "보이스피싱 예방과 주식 리딩방 주의를 홍보하고 상품 약관과 투자광고를 철저히 심사하겠다"고 다짐했다.
부동산 간접투자 리츠(REITs)와 제도권 장외시장 K-OTC에도 주목했다. 그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 리츠의 투자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협회에 리츠지원 전담조직을 신설했다"며 "하반기 공모와 상장리츠 활성화를 위한 규제와 세제개선을 통해 간접투자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K-OTC에 대해선 "시가총액이 6년 반 만에 22조원을 돌파하고 올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도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늘어났다"며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이자 초기 투자자들의 중간회수 시장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하반기에도 신규 기업유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녹색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제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나 협회장은 "우리 경제가 조기에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녹색채권과 녹색펀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ESG정보공시와 녹색분류체계, 평가기준 등 투자자 친화적인 ESG투자 인프라 정비에도 집중하겠다"고 했다.
주린이(주식 어린이)를 위한 교육 관련 "단순 유행을 넘어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재산증식으로 이어지려면 '스마트개미'로 진화해야 한다"며 "오는 10월부터 새내기 투자자를 위해 인공지능을 접목한 '금융투자 TEST'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나 협회장은 "코로나 사태에 우리 자본시장은 주가 급락과 단기 자금시장 경색 등 큰 위기를 겪었지만 코스피 3000시대가 열리는 등 빠르게 회복했다"며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 대규모로 이동한 '머니 무브' 덕분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가계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과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보편적 재테크 수단이 될 것"이라며 "절반 남은 협회장 임기 동안 자본시장이 선진시장으로 가는 기반을 굳건히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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