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1600명대 최악 확산세에 정책 불신·피로감 겹쳐…자화자찬 'K방역' 최대 위기(종합)

기사등록 2021/07/15 08:02:01

최종수정 2021/07/15 08:09:44

50대 접종예약 혼선...재예약도 또 먹통·지연에 '분통'

'격리면제' 中 백신 접종자 확진에 '굴욕적 결정' 비판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청와대 행정관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신호등 너머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2021.07.1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청와대 행정관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신호등 너머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2021.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째 1600명대의 최악 사태를 기록하는 가운데 국민들의 피로도와 예방접종 혼선에 따른 불신, 델타형(인도형) 변이 확산 등 변수가 더해지며 'K방역'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615명으로, 지난 9일 1316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로 나타났다. 15일 0시 기준 확진자도 1600명대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확진자 수는 통상 주말 검사량 감소 효과가 사라지는 수요일부터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신규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4차 유행이 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2일 0시부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했는데, 이 효과가 나타나려면 1~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통제관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많은 국민들께서 동참하고 계시지만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최소한 일주일 정도의 시간은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1~3차 유행을 극복했던 'K방역'에 다시금 기대를 걸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코로나19 대응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방법, K-방역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대응"이라며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격리치료로 이어지는 삼박자를 빈틈없이 가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코로나19 소상공인 피해대책 마련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7.1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코로나19 소상공인 피해대책 마련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7.14. [email protected]
그러나 지난 세 차례 유행과 달리 4차 유행은 델타형 변이가 변수로 떠올라 기존보다 큰 규모의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확인된 주요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536명인데 이중 374명이 델타형, 162명은 알파형(영국형) 변이 확진자다.

이 기간 국내 주요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36.9%인데 이중 델타형 변이 검출률은 23.3%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델타형 변이 검출률이 일주일 사이 12.7%에서 26.5%로 늘었다.

1년 반동안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국민 피로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 와중에 50대 백신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놓고 발생한 혼선은 국민들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만들었다.

당초 12일 0시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55~59세 사전예약은 예고도 없이 12일 오후 3시30분께 마감됐다. 정부는 13일까지만 해도 오는 19일부터 다시 예약을 받기로 했다가, 다음 날인 14일엔 이날 오후 8시부터 예약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12일 사전예약이 조기마감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백신 도입 물량과 시기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방역당국은 "개통 즉시 예약하기보다는 여유로운 시간대에 예약할 수 있도록 안내해달라"는 황당한 입장을 내놨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52명으로 집계된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2021.07.14.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52명으로 집계된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2021.07.14. [email protected]
전날 재개된 예약도 개시 직후인 오후 8시 신청자 다수가 몰리면서 1시간가량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 사이트에는 '12일에도 실패했는데 그냥 포기해야겠다', '한 시간 넘게 예약은커녕 접속도 안 된다. 일처리를 이런 식으로 밖에 못하나', '매번 이러는데 정말 지친다' 등의 항의글이 잇따랐다.

또 7월 들어 해외에서 예방접종 완료 후 격리 면제를 받은 입국한 1만3000여명 중 6명이 입국 1일 차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판명됐다. 6명 중 3명은 중국 제약사인 시노팜 백신 접종자로 중국 백신의 효능에 대한 이른바 '물백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중국 백신은 한국서 격리 면제, 그러나 한국인은 중국서 안 된다"며 "국민 건강을 인질로 방역주권을 포기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원 지사는 "한국은 세계최초로 중국백신 접종 입국자를 격리면제 해 준 나라다. 그러나 한국에서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중국에서 3주간 반드시 격리당한다"며 "우리가 접종하는 백신은 세계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것이다. 반면 세계는 중국 백신의 효능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정원 산하기관은 북한도 중국 백신을 믿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중국 백신을 주로 접종한 국가에서 코로나가 다시 창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이 호응해야 하는데 정부 조치에 대한 불신 많아 호응도가 떨어질 수 있다"라며 "과거처럼 급격한 (유행 감소) 효과를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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