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1차 접종 예방 효과는 30% 그쳐"
"변이 위험도 오판…방역 완화 너무 빨랐다"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상반기 1300만명 이상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통한 방역 완화가 사실상 실패로 귀결되면서 접종 완료에 무게를 두고 정책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돼 오후 6시 이후로는 3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다.
당초 정부는 상반기 1300만명 이상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1000명 이하로 유행 규모가 유지되면 7월부터 방역 완화를 골자로 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1차 접종 참여자를 방역 완화의 기준으로 삼은 건 1회 접종만으로도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 상반기 접종에 주로 사용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은 모두 1인당 2회 접종이 권장된다.
그러나 지난 4월11일 질병관리청은 1분기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상자 90만4627명을 대상으로 접종 후 14일 이후 분석을 한 결과 화이자는 100%, 아스트라제네카는 92.2%의 예방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1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하기 전이라도 화이자는 91.7%, 아스트라제네카는 85.9%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봤다.
5월13일에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안전한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을 열어서 60세 이상 1회 접종을 한 대상자의 감염 예방 효과가 화이자 92.8%, 아스트라제네카 86.3%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델타형(인도형) 변이가 확산하는 등 위험 요소가 달라진 상황에서도 1차 접종만으로 방역 완화를 시도한 건 애초에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델타형 변이는 2차 접종을 완료해야 60~88%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 져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는 1차 접종만으로는 예방 효과가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7월1일 적용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 내용에는 변이 관련된 내용이 없었다. 정부에서 델타 변이 확산세에 대해 오판을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접종 완료자는 전 국민 대비 11%에 불과하다. 고위험군인 고령층의 경우 4월부터 화이자로 접종을 시작한 75세 이상만 82.9%의 높은 접종 완료율을 보일 뿐, 5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로 접종을 받은 60~74세는 0.01%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백신 접종률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는데, 이때에도 1차 접종률이 아닌 접종 완료율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사실상 후퇴한 접종 인센티브(혜택) 제공 대상도 향후에는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정부는 접종을 1회 이상 받은 사람은 등산로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가 수도권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수정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다른 나라는 2차 접종자에게 혜택을 주는데 우리나라는 방역 완화가 너무 빨랐다"라며 "접종은 완료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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