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국민청원 올렸던 농장서 곰 2마리 탈출...1마리 사살(종합2보)

[용인=뉴시스] 신정훈 박종대 기자 = 경기 용인시에서 곰 사육농장에서 키우던 생후 3년 가량 된 곰이 탈출해 관할 지자체가 포획에 나섰다.

6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오전 10시 31분께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천리의 한 곰 사육농가에서 반달가슴곰 2마리가 탈출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시는 소방당국에 신고된 내용을 전달받고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 소속 포수 10여명을 동원해 곰 수색에 나섰고, 이 중 1마리를 사살하고 나머지 1마리를 쫓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문 포수가 현장에 나오면서 다른 신고 출동에 대비하기 위해 철수한 상태다.

사실된 곰 1마리는 농장에서 직선거리로 700여m 거리 떨어진 A여자대학교 연수원 뒤 야산에서 발견됐다.

이 농장 근처에는 민가도 일부 자리잡고 있지만 탈출한 곰으로 인해 별다른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

이 곰은 각각 몸무게가 약 60kg로 추정되는 어린 곰으로 생후 3년 가량 된 것으로 추정된다.

탈출한 곰 2마리는 인근 곰 사육농가에서 키우던 것으로, 이날 오전 철재로 된 우리를 빠져나와 인근 야산으로 올라갔다.

이 농장에서는 곰 19마리를 약용 목적으로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농장에서는 2012년에도 사육 중이던 곰 2마리가 탈출해 사살된 바 있다.

이 농장 주인이 인근 여주시에서도 곰 82마리를 키우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안내 문자메시지를 통해 "금일 처인구 이동읍 천리에서 곰 탈출 발생. 현재 포획 중으로 안전에 유의를 바란다"고 대피를 안내했다.

이 농장은 지난해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정부는 사육곰 문제를 방치말고 해결하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면서 그 사례로 들었던 사육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이 청원글에서 "해당 농가는 반달가슴곰인 사육곰을 도살해 웅담을 채취, 판매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사육곰 웅담을 채취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라며 "사육곰 문제는 분명 현 정부만의 과오가 아닌 이전 정부들의 과오가 오랜 기간 축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당시 동물자유연대는 정부 측에 ▲사육곰 관련 불법 행위 강력 처벌 ▲ 관리사각지대에서 불법 증식된 사육곰 몰수 ▲몰수된 곰과 남은 사육곰의 관리 및 보호를 위한 보호구역 마련 ▲사육곰 산업 종식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 표명 등을 요구했다.

이 청원글은 한 달 간 2만9777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나 정부로부터 관련 답변을 받지 못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한 달 이내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정부 또는 청와대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지난해 공중파 뉴스에 보도된 뒤 해당 농장주에 대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곰이 탈출한 농장은 한강유역환경청에서 허가를 받아 운영 중인 곳으로 불법 사육장은 아니다"라며 "해당 농장주에 대해 어떤 조치가 취해질 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용인에서 탈출한 곰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서 "용인 실시간"이라는 내용과 함께 주택가 대로변을 활보하고 있는 곰 사진이 확산돼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장소와 시간을 특정할 수 없는 정체 불명의 이 사진은 지난 달 18일 일본 삿포로에서 출몰했다가 사살된 야생곰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 곰의 습격으로 4명이 다치고 40여 개 학교가 등교를 중지했으며 삿포로 오카다마 공항이 폐쇄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