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공급망 강화,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에 부정적"

기사등록 2021/07/05 04:11:00

산업연구원 '미국 공급망 강화 관련 시사점' 보고서

美 공격적 해외인력 유치시 국내 반도체 생태계 타격

중국 전방위적 경제 보복시 우리 메모리반도체 피해

[서울=뉴시스]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5월3일 경기 용인 주성엔지니어링 연구개발 센터의 반도체 장비 제조가공설비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1.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5월3일 경기 용인 주성엔지니어링 연구개발 센터의 반도체 장비 제조가공설비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1.05.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우리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기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인 기술력 우위를 지키는 반면 국내 생태계의 글로벌 밸류체인에서의 역할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국의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조사 보고서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달 4일 미국 백악관은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및 희토류에 대한 미국 내 공급망 분석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제언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백악관 보고서에 수록된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 정책들이 단기적으로 우리 산업에 긍정적 요인이 더 많을 것으로 평가했다. 단시일 내 상당 규모의 첨단 반도체 제조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 시장 확보, 기술력 증진, 중국과의 격차 확대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거라는 판단이다.

구체적으로 미국 내 투자기업에 대한 연방 및 주 정부의 인센티브 강화는 우리 투자기업들의 사업 여건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에 대한 기술 보호 조치가 강화될 경우 중국과 기술격차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의 경우 향후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내 수요의 상당 부분을 우리 기업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배터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대(對)미국 투자 및 수출 확대는 글로벌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배터리 기업에 대한 미국 시장진입 규제로 우리 배터리 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도 불가피하다.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한 반도체 제조 역량을 확보할 경우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 내 우리 위상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특히 미국의 공격적인 해외 우수 인력 유치가 효과를 발휘하면 우리 반도체 산업 생태계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또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각종 조치에 기술 동맹국으로서 명시적으로 참여하게 될 경우 중국의 전방위적 경제 보복이 예상되며 우리 기업의 메모리반도체 판로 등에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의 배터리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자국 배터리 산업을 확보하는 데 기여해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위상 약화도 예상된다.

보고서는 "미국은 핵심 전략 품목의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표출했다"며 "미국의 산업경쟁력 확보, 급격한 공급망 재편에 따른 충격, 국내 산업 생태계 공동화 등 위기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인 기술력 우위를 지키고 국내 생태계의 글로벌 밸류체인에서의 역할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중국, 일본, 대만 등 주변국과의 분업구조 상에 나타나는 리스크 수준과 요인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공급망을 강건화시키기 위한 산업별 공급망 전략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안보적 이슈와 결합된 첨단기술 및 공급망 의제를 경제-안보의 통합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다루기 위한 제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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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공급망 강화,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에 부정적"

기사등록 2021/07/05 04:11: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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