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신선식품지수 10%↑…18개월째 상승
달걀·마늘 가격 1년 전보다 50%가량 치솟아
기상 여건 악화·국제유가 상승 등 리스크 여전
소비심리 개선에 추경까지…상승 압력 확대
정부 "품목·시기별 맞춤 대응…2% 내외 등락"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가 3개월째 2%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정부는 점차 안정적인 흐름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저물가가 지속된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완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민들이 물가 안정을 체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마트에서 장바구니를 채우기가 부담스럽고, 휘발유와 경유 등 기름값도 여전히 비싼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계란·금쌀에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기름값도 '덜덜'
이 지수는 최근 5개월째 10%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또한 지난해 1월부터 18개월 연속 오름세이기도 하다. 지난해 작황 부진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밥상 물가가 여전히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달에는 신선과실이 22.2% 큰 폭 올랐다. 신선채소와 신선어개(생선·해산물)의 상승률은 각각 5.6%, 0.7%로 집계됐다.
주요 품목별로는 달걀(54.9%), 마늘(48.7%), 고춧가루(35.0%) 등이 비교적 큰 가격 상승 폭을 보였다. 이외에 쌀(13.7%), 파(11.3%), 국산 쇠고기(7.1%), 돼지고기(6.2%) 등도 지난해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다른 보조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108.04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뛰었다. 이 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구입 빈도가 잦고 지출 비중이 커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주로 석유류 가격 상승이 생활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휘발유 가격은 19.8% 올랐고 경유와 자동차용LPG도 각각 22.4%, 17.2%의 상승률을 보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개인서비스 부문의 가격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소비심리도 빠르게 개선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개인서비스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33조 규모 추경에 인플레 압력 발생 우려도
기상 여건 악화, 국제 유가 상승 등 상방 리스크가 존재하고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나아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33조원가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 없이도 이미 4%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굳이 돈을 더 풀어 경기 부양을 하면 오히려 과열이 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품목·시기별 맞춤형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비축 수산물 6종(약 9400t)을 추석 등 수요 급등 시기에 시중가 대비 10~30% 싼 가격에 방출할 예정이다. 계란 및 가공품 7종에 대한 관세를 최대 3만6000t까지 면제해주는 계란 긴급할당관세 지원 기한도 연말까지 늘어난다.
농산물의 경우 정부 비축 등을 활용한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한다. 해당 작물은 양파(1만t), 봄배추(1만t), 봄무(4000t), 마늘(2500t) 등이다. 석유는 국내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비축유 대여,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 제정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앞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서민 생활 안정과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 차단을 위해 선제적인 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다가오는 추석에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공급 확대 등 성수품 관리 방안도 미리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