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좁다"...보험사들, 해외시장 공략 가속화

기사등록 2021/07/02 11:49:16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보험사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 저성장·저출산·고령화가 고착되면서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동남아시아 등 몇몇 국가들이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닌 것 등이 작용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베트남 해외법인은 현지당국의 설립 인가를 획득한 후 내년 본격적인 영업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생명보험업 신규 설립 인가는 2016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한국계 생명보험사의 경우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 진출을 통해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성장률 정체와 경쟁 심화에 대응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라며 "현재 베트남법인에 직원 7명을 파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생명도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해 있다. 합작법인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베트남 현지 생명보험업계 10위 규모의 회사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수입보험료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베트남 대형은행 중 하나인 NCB은행과 단독 제휴를 맺는 등 방카슈랑스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코리안리재보험은 오는 9월 영업 시작을 목표로 미국 현지 중개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7월 말까지 직원 2명을 미국에 파견할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해외사업의 전초기지로 중국과 태국에 거점을 마련한 상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05년 진출한 중국합작사 '중은삼성'과 1997년 태국에서 시작한 '삼성생명(태국법인)'은 최근 사업 안정화 단계를 넘어서 성과 창출의 단계로 진입한 상황"이라며 "중국 생보시장은 2020년 업계 총 수입보험료 640조원으로, 직전 6년간 연평균 15%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시장규모 대비 성숙도가 낮아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2개국(미국·일본)에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3개국(영국·중국·미얀마)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해 운영 중에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로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고, 젊은 인구가 많아 다수의 고객 확보가 가능한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미국·유럽·중국·베트남 등 9개국에 걸쳐 해외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에는 본사가 해외법인을 설립해 직접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현지기업에 투자하거나 합작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삼성화재는 중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 등 투자사들과의 지분 제휴를 통해 자사 중국법인을 합작법인 형태로 전환하기로 지난해 11월 결정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합작법인은 기존 한국계 기업보험뿐만 아니라, 텐센트의 12억명에 달하는 고객과 견고한 IT(정보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온라인 개인보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현재 미국·일본·중국 등지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전체 해외점포 수입보험료는 2006년 약 391억원에서 2020년 약 2967억원으로 14년 만에 7.6배 성장했다. 중국의 경우 북경 소재 현대해상 법인과 현지 유력 기업들과의 합자를 통해 중국 현지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 베트남·인도 등 동남아와 유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와 검토작업을 통해 신규 진출지역을 선정하고 적극적인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보험사들이 해외진출을 타진하는 것은 국내 시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고, 동남아시아 등 몇몇 국가들의 성장잠재력이 높아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시장이 포화상태다보니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해외 진출시 그 나라의 문화라든지 금융에 대한 인식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우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지난 25년 동안 수입보험료 변화가 거의 없다보니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국내 보험시장이 일본처럼 포화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 미지수이지만, 시장이 정체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한국과 일본이 동일하다. 국내 보험시장이 정체되면 정체될수록 해외진출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보험회사들은 여력이 되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 M&A(인수·합병)를 통해 2조~3조원 정도되는 규모의 회사도 인수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보험사들은 그 정도의 여력은 되지 않기 때문에 주로 태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우 고도 경제성장을 실현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국민들 소득도 증가하면서 국내 보험회사가 성장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연구원은 "앞으로도 국내 보험사들이 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보험사들이 조금씩 투자를 확대하면서 합병회사를 설립하는 등 리스크를 줄이면서 해외시장을 공략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당장 해외진출을 해서 빠르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는 아니다"며 "매출은 발생할 수 있으나 당장 수익으로 돌아오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현재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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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7/02 11:49:1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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