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코스비, 3년만에 감옥에서 석방..성폭행혐의 뒤집혀

기사등록 2021/07/01 08:12:00

83세의 '국민 아빠' 손으로 V자 그리며 귀가

[필라델피아( 미 펜실베이니아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의 '국민아빠'였던 코미디언 빌 코스비가 2018년 25일법정에서 최고 10년형을 선고받은 뒤 81세의 나이에 수갑을 차고 감옥으로 갔지만 6월 30일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3년 만에 석방되었다.

펜실베이니아대법원은 빌 코스비의 성폭행 혐의를 기각하고 석방을 선고 ,  코스비는 생애의 극적인 반전을 다시 한 번 경험했다.  재판부는 코스비를 고발한 검사가 기소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던 선임자의 약속에 묶여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며 석방을 선고했다.

83세의 코스비는 터덜걸음으로 필라델피아 교외의 자택으로 돌아오면서  머리 위 상공을 선회하는 헬리콥터를 향해서 손으로 'V'자를 만들어 보였다.   3년 내지 10년형을 선고 받은 그는 2004년 템플대 스포츠부 직원인 안드레아 콘스탄드를 집으로 유인해서 약물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로 3년 전 투옥되었다.

'코스비 쇼'의 아빠로 '미투'( MeToo) 시대의 첫 유명인사 겸 최고 스타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코스비는 집에 도착한 뒤 아무 말도 없이 웃음을 지으며 들어갔지만 잠시 후 집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데에 동의했다.

이 자리에서 그의 변호사인 제니퍼 본진은 "코스비는 부당한 판결을 받고 3년이나 복역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원칙과 존엄을 지키며 그 일을 해 냈다"고 말하고 "그가 귀가하게 되어 정말 전률을 느낄 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콘스탄드와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에 실망을 표하면서 " 앞으로 성폭행 피해자들이 나서서 고발하려는 용기를 꺾는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모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우선 들어 줘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코스비를 2015년 기소한 검사는 다른 여러가지 혐의 외에 공소시효가 며칠 밖에 안남은 콘스탄드의 성폭행 고소를 추가로 터뜨리며 성공적으로 그를 감옥에 보냈다.

하지만 30일 펜실베이니아 대법원은  당시 코스비를 체포하기로 결정했던 케빈 스틸 검사가 비록 문서화된 증명은 없지만 선임자 검사가 코스비를 기소하지 않기로 약속했던 것을 지켜야할 법정 의무를 파기했다는 이유로 기소의 무효화를 선고했다.

당시 빌 코스비의 부인 카밀은 검사가 "허위조작된 증거" (falsified evidence)를 이용해서 재판에 이긴 것이라며 반발했었다.  카밀은 남편의 선고 후 즉시 성명을 발표,  케빈 스틸 검사가 코스비와 원고측 모친의 전화대화를 담은 녹취파일을 조작해서 법정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코스비의 변호팀도 곧 부인의 예고대로 이 문제를 제기했다. 

 코스비의 대변인 앤드류 와이어트는  노령의 코스비가 선고를 받고도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며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비는 이것이 모두 거짓말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이 나라가 흑인을 공격하는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인종차별이자 최대의 성적 공격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투 이후 처음으로 유명인에게 실형을 선고한 스티븐 오닐 판사는 변호인단이 고령을 이유로 가택연금을 신청한 것을 기각하고 중형을 선고했다.  그는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면서 최고 10년 형을 선고했고 코스비는 판결문이 낭독되는 동안에 의자에 깊숙이 기대앉아 머리를 목받침대 위에 기댄채 조용히 듣고 있었다.

이번 재판에서 데이비드 웨치트 판사는 당시 검사가 콘스탄드의 민사소송에서 제기된 성범죄 고발을 들어 기소하려 할때에도 코스비는 불기소 약속을 믿고 있었다며,  그 직후 체포가 이뤄졌을 때의 공정성 여부에 문제를 제기했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 최고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던 코미디언 빌 코스비(83)가 30일(현지시간) 석방되어 엘킨스 파크의 자택 앞에서 손으로 'V'자를 그려보이고 있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 최고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던 코미디언 빌 코스비(83)가 30일(현지시간) 석방되어 엘킨스 파크의 자택 앞에서 손으로 'V'자를 그려보이고 있다. 
판사는 그 체포는 "기본적인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었고, 특히  10년이상 형량을 받을 수 있는 중죄의 경우 그렇게 기소해서는 안된다"며 검찰이 선임자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페어 플레이이자 존엄을 지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결국 더 이상의 구금이나 다른 이유의 기소를 막고 판결을 뒤집는 것 만이 미국의 형사시스템과  검찰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기대를 보장하는 최선의 치유책이라며 석방을 명령했다.

판결 직후 코스비는 몽고메리 카운티 교도소에서 즉시 석방되어 승용차 편으로 귀가했다.

코스비의 변호인 앤드루 와이어트 변호사는 "오늘은 모든 미국민을 위한 정의가 실현된 날"이라며 " 코스비씨의 판결이 번복된 것은 모든 국민과 세계에서 잘못된 사법행정과  질나쁜 일부 관리들에 의해 부당한 일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코스비의 자택 앞에는 일부 팬들이 몰려 환호성으로 그를 맞았고 변호사는 코스비가 기쁜 마음으로 곧 아내와 자녀들을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스틸검사와 콘스탄드 측은 "이번 판결은 범죄의 본질과 무관한 법적 절차에 관한 이슈로 이뤄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앞으로 성폭행 범죄의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난했다.

 대법원 판결에서는 대다수가 코스비 편을 들어줬지만 3명은 전부 또는 일부 판결 내용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판에는 콘스탄드 외에도 1980년대에 코스비에게 비슷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섰지만 코스비 변호인단은 5명의 고발자에 대해 부적절한 증인 채택이라며 코스비가 법적 절차상 애초에 체포되지 않았어야 했다는 쪽으로 몰고가 석방을 쟁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빌코스비, 3년만에 감옥에서 석방..성폭행혐의 뒤집혀

기사등록 2021/07/01 08:12: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