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군 참모총장 "경제난에 월급 가치 90% 하락…붕괴 위기"

기사등록 2021/06/18 11:11:48

[베이루트=AP/뉴시스]지난 3월2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베이루트 국제공항으로 통하는 고속도로를 막기 위해 타이어에 불을 지르고 있다. 2021.06.18
[베이루트=AP/뉴시스]지난 3월2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베이루트 국제공항으로 통하는 고속도로를 막기 위해 타이어에 불을 지르고 있다. 2021.06.18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레바논이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군대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레바논 군 최고층의 경고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레바논 LBCI 방송과 AP통신,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조셉 아운 레바논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레바논군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열린 국제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의는 프랑스가 주선하고 유엔과 이탈리아가 지원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유럽, 아랍 등 20개국이 화상회의 형식으로 참여했다.

그는 "레바논이 전례 없는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가까운 미래에 해결책을 찾을 기회가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레바논군은 국내외 지원과 신뢰에 감사하고 있다"며 "일관성과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가 악화되면서 군인 월급의 가치가 90% 가량 하락했다"며 보급과 의료, 운영, 예비부품 확보 등도 같은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아운 참모총장은 레바논 경제와 재정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면서 "군을 포함한 (레바논) 기관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국가 전체가 안보 위협에 무방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관 전체는 물론 군 구성원 개인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군인들이 90달러 이하 월급을 받고 있어 가족을 부양하기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레바논군을 레바논 치안과 안정의 유일한 보증인으로 언급하면서 임무 수행을 위한 지원을 촉구했다.

아운 참모총장은 지난달 프랑스를 방문해 이번 국제회의 소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 병사들이 굶주리고 있다며 정치권의 무능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적 중립이 강조되는 군인으로서는 이례적인 발언이다.

플로렌스 팔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레바논 군대가 안보와 안정을 유지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했다.

유엔 레바논 특별 조정관인 요아나 브로네카는 "이번 회의 목표는 레바논군의 일관성과 효율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국제회의 참가국들이 레바논군의 식량과 의료용품, 예비부품, 연료 등 수백만달러 상당의 물품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각국은 레바논 붕괴를 막기 위해 레바논군 긴급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정부가 아닌 군에 직접 지원을 제공하고 감독할 것이라고 했다. 레바논 정부는 만연안 부패와 무능으로 비판 받고 있다.

레바논은 정치 엘리트의 부패와 무능으로 지난 2019년 10월 이후 사실상 경제가 파탄난 상태다. 금융은 무너졌고 레바논 파운드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90%가량 폭락했다.

레바논 인구 600만명 중 절반 이상이 빈곤에 빠져 있다. 세계은행(WB)은 레바논을 최근 150년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8만명 가량인 레바논군도 마찬가지다. 레바논군 병사는 경제 위기전 매달 800달러를 받았지만 현재는 100달러 미만을 받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장교들은 현재 400달러 가량을 받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레바논군 참모총장 "경제난에 월급 가치 90% 하락…붕괴 위기"

기사등록 2021/06/18 11:11:48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