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사회적으로 이런저런 노후 대책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계획으로도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 고립감과 소외감을 막을 수는 없다.
대중매체에 보이는 노년은 극과 극이다. 마당 있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생애 처음 패션모델이나 유튜버 같은 일에 도전하는 노년의 모습은 은퇴 후 삶의 희망 편이다. 마른 몸으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고 병에 걸려 요양시설이나 골방에서 고독사 하는 노년은 절망 편일 것이다.
저자에게 노년기는 삶을 정리하고 소멸을 기다리는 차가운 어둠의 시간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또 다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따뜻한 빛의 시간이다.
이 책은 노인복지나 심리학의 차원이 아니라 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노년을 더 섬세하게, 깊이 들여다본다.
저자 자신의 직접 체험과 시, 소설, 영화, 사진, 무용 공연, 실존 인물 등 다양한 텍스트를 소재로 삼아 우리 시대 노년의 삶을 성찰한다.
이 과정에서 완경이라는 말로는 온전히 드러낼 수 없는 갱년기의 의미, 노년에도 계속되는 에로스적 사랑, 배우자나 가족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 ‘치매’를 대하는 새로운 시각까지 나이 듦을 둘러싼 온갖 이야기가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유쾌하게 펼쳐진다. 김영옥 지음, 316쪽, 교양인, 1만7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