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집값 많이 오른 15곳 중 14곳이 수도권
진입장벽 높은 서울 대신 저평가 수도권으로
GTX C·신안산선 직·간접 수혜지역 고공행진
의왕 올해만 20% 넘게 급등…34평 16억 돌파
하반기 교통망 중심 상승세 이어질 전망 우세
집값 안정 목적 GTX, 집값 자극하는 아이러니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정부가 '집값 잡기'를 목표로 파격적인 주택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수도권 주택 매수열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집값은 작년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치솟으며 반 년도 채 안 돼 집값 상승률이 15%를 웃도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공통점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다.
GTX 노선이 지나거나 역 신설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아파트는 한 달 사이 수억원씩 가격이 뛰는 등 GTX가 집값 불쏘시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수도권 집값 상승이 교통망을 중심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GTX가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는데다 개발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어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에 따르면 6월 첫째 주(7일) 기준으로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6.77%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상승률 3.57%에 두배 가까운 상승률이다.
서울 32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85만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2·4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4주 연속(0.10%→0.10%→0.11%→0.11%) 0.1%대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집값이 급반등하며 정부 대책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들어 경기도 의왕시(20.22%), 시흥시(17.92%), 안산시 상록구(17.26%), 안산시 단원구(16.85%), 인천시 연수구(15.92%) 등은 15% 이상 오르며 이미 작년 한 해 연간 상승률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인천 동안구(14.58%), 남양주시(13.07%), 고양시 덕양구(12.54%), 군포시(12.38%), 양주시(12.26%), 의정부시(11.85%), 동두천시(11.20%), 인천 서구(10.71%), 제주시(10.34%), 고양 일산동구(10.10%) 등도 10% 넘게 올랐다.
올해 전국 집값 상승률 상위 15곳 중 제주시를 제외한 14곳이 수도권 지역인 셈이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GTX 개통 호재가 있는 지역들이며 특히 양주, 의정부, 의왕, 안양, 군포 등 GTX-C노선의 직·간접 수혜를 받는 지역과 시흥, 안산 상록·단원구 등 신안산선 개통 예정인 지역들의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집값 급등으로 서울에서 내집 마련이 어렵다고 판단한 젊은층이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GTX 등 교통 여건 개선 기대감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이들 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서울은 진입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수도권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에서 먼 수도권 지역일수록 교통 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의왕은 GTX C 노선이 지나는 데다 최근 의왕역을 추가하는 방안이 대두되면서 집값이 탄력을 받고 있다. 또한 의왕 북쪽에 인접해 있는 인덕원역은 인덕원~동탄(인동선) 복선전철과 월곶~판교(월판선) 복선전철 등 두개 노선이 조만간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주변 지역 교통 여건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면적 84.98㎡(25층)는 지난 6일 1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4월30일 15억3000만원(3층)에 비해 1억원 오른 것이다. 2019년 12월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같은 평형이 올해 1월에 10억7220만원(5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채 안 돼 5억원 넘게 급등한 것이다.
인근 아파트도 비슷한 흐름이다. 의왕시 포일동 포일자이1단지의 경우에도 지난달 27일 84.98㎡(15층)가 최고가인 11억6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올해 1월 9억원대에 거래된 것에 비해 2억원 이상 뛴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교통망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팀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교통망을 따라 집값이 오르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저평가 요인이었던 서울 접근성 문제가 GTX를 통해 해결되면 집값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GTX C노선 추가 역사 신설이 아직 가능성 수준에 불과한 데다 GTX 사업이 길게는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간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GTX A 노선의 경우엔 작년 말 광화문 인근 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돼 공사가 중단되는 등의 돌발 변수로 사업 진행이 예정보다 늦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교통망 개발 프로젝트는 사업 내용이 중간에 변경될 수 있고 중간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며 "일부 지역의 경우 과도하게 가격이 올라 거품이 상당히 반영된 부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GTX 사업은 수도권 교통 불편 해소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한 목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오히려 수도권 전역의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형국이다. 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 소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근본적 원인인 공급부족이 해결되기 전에 GTX 등 개발 호재가 나오게 되면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GTX 노선이 지나거나 역 신설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아파트는 한 달 사이 수억원씩 가격이 뛰는 등 GTX가 집값 불쏘시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수도권 집값 상승이 교통망을 중심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GTX가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는데다 개발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어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에 따르면 6월 첫째 주(7일) 기준으로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6.77%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상승률 3.57%에 두배 가까운 상승률이다.
서울 32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85만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2·4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4주 연속(0.10%→0.10%→0.11%→0.11%) 0.1%대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집값이 급반등하며 정부 대책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들어 경기도 의왕시(20.22%), 시흥시(17.92%), 안산시 상록구(17.26%), 안산시 단원구(16.85%), 인천시 연수구(15.92%) 등은 15% 이상 오르며 이미 작년 한 해 연간 상승률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인천 동안구(14.58%), 남양주시(13.07%), 고양시 덕양구(12.54%), 군포시(12.38%), 양주시(12.26%), 의정부시(11.85%), 동두천시(11.20%), 인천 서구(10.71%), 제주시(10.34%), 고양 일산동구(10.10%) 등도 10% 넘게 올랐다.
올해 전국 집값 상승률 상위 15곳 중 제주시를 제외한 14곳이 수도권 지역인 셈이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GTX 개통 호재가 있는 지역들이며 특히 양주, 의정부, 의왕, 안양, 군포 등 GTX-C노선의 직·간접 수혜를 받는 지역과 시흥, 안산 상록·단원구 등 신안산선 개통 예정인 지역들의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집값 급등으로 서울에서 내집 마련이 어렵다고 판단한 젊은층이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GTX 등 교통 여건 개선 기대감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이들 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서울은 진입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수도권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에서 먼 수도권 지역일수록 교통 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의왕은 GTX C 노선이 지나는 데다 최근 의왕역을 추가하는 방안이 대두되면서 집값이 탄력을 받고 있다. 또한 의왕 북쪽에 인접해 있는 인덕원역은 인덕원~동탄(인동선) 복선전철과 월곶~판교(월판선) 복선전철 등 두개 노선이 조만간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주변 지역 교통 여건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면적 84.98㎡(25층)는 지난 6일 1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4월30일 15억3000만원(3층)에 비해 1억원 오른 것이다. 2019년 12월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같은 평형이 올해 1월에 10억7220만원(5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채 안 돼 5억원 넘게 급등한 것이다.
인근 아파트도 비슷한 흐름이다. 의왕시 포일동 포일자이1단지의 경우에도 지난달 27일 84.98㎡(15층)가 최고가인 11억6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올해 1월 9억원대에 거래된 것에 비해 2억원 이상 뛴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교통망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팀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교통망을 따라 집값이 오르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저평가 요인이었던 서울 접근성 문제가 GTX를 통해 해결되면 집값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GTX C노선 추가 역사 신설이 아직 가능성 수준에 불과한 데다 GTX 사업이 길게는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간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GTX A 노선의 경우엔 작년 말 광화문 인근 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돼 공사가 중단되는 등의 돌발 변수로 사업 진행이 예정보다 늦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교통망 개발 프로젝트는 사업 내용이 중간에 변경될 수 있고 중간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며 "일부 지역의 경우 과도하게 가격이 올라 거품이 상당히 반영된 부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GTX 사업은 수도권 교통 불편 해소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한 목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오히려 수도권 전역의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형국이다. 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 소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근본적 원인인 공급부족이 해결되기 전에 GTX 등 개발 호재가 나오게 되면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