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이중섭(1916~1956)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담긴 작품이 국내 양대 경매사에 동시에 출격해 주목된다.
서울옥션은 오는 22일 여는 6월 메이저 경매에 이중섭의 '가족'(1954)을 추정가 15억원에 내놓았다.
이어 23일 열리는 케이옥션 6월 경매에도 이중섭의 '물고기와 석류와 가족'(1954)를 출품했다. 추정가는 서울옥션과 같은 최고 15억원이다.
두 작품 모두 이중섭이 말년에 그린 '가족' 그림으로, 이중섭의 사무치는 '가족 사랑'이 환상적으로 녹아있다. 한국전쟁 발발 후 12월에 월남한 이중섭의 가족은 피난 생활 끝에 생이별했다. 일본인 부인 마사코는 1952년 6월 이중섭만 남겨두고 일본으로 떠났다. 이후1953년 이중섭은 잠시 일본에서 가족을 재회했지만 1956년 작고하기까지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 1951년 제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그에게 제주시절은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 가족과 떨어져 홀로 한국에 남았던 이중섭은 헤어진 가족과 다시 만나길 희망하며 계속 그림을 그렸다.
이번에 양쪽 경매사에 나온 두 작품은 이중섭의 그리움 끝판왕이다. 두 작품 제목도 모두 '가족'으로, 4명의 식구가 하나로 뭉쳐있다. 마치 '고구려 벽화'처럼 남아 영원한 '가족의 행복'을 전한다.
서울옥션에 출품된 '가족'은 화면의 리듬과 이중섭의 선묘, 색채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된다.특히 이중섭의 그림 대부분 인물과 동물들의 형상이 서로 얽혀 있는 데 반해, 이번 출품작은 각각 독립적으로 배치돼 있고, 인물들 간의 얽힘을 연한 하늘색 선의 휘두름으로 대신한 것이 특징이다.
비슷해보이는 케이옥션 출품작 '물고기와 석류와 가족'은 오른편에 낚싯대를 들고 있는 아내가, 왼쪽에는 커다란 물고기를 든 아이와 뒤편에는 수염 난 작가 얼굴이 묘사되어 있다. 왼쪽 아이 발치에 ‘닭’은 그가 ‘소’ 다음으로 즐겨 그렸던 소재다. 종이에 유채를 사용해 기름기를 걸러 낸 색조로 화면을 덮고 있다.
2016년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린 '이중섭, 백 년에 신화'전시에 출품되었던 작품이다. 케이옥션 경매에는 이중섭의 '은지화'도 나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은지화인 '가족과 동네 아이들'도 일본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재회에 대한 소망,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함, 상상의 낙원과 이상적인 삶을 표현했다 .추정가는 7000만~1억2000만원이다.
서울옥션 프리뷰는 9일부터 22일까지, 케이옥션은 12일부터 23일까지 출품작을 직접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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