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윗에 출렁이는 코인…"임자 만났다" 경고도

기사등록 2021/06/07 13:44:36

코인열풍 이끈 머스크, '공공의 적'으로

'테슬라 차' 결제 허용 번복에 시장 급락

"시장교란" 비판…어나니머스는 경고장

[그륀하이데=AP/뉴시스] 5월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Gruenheide)에 있는 테슬라 공장 건설현장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서있다. 2021.06.02.
[그륀하이데=AP/뉴시스] 5월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Gruenheide)에 있는 테슬라 공장 건설현장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서있다. 2021.06.02.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암호화폐 시장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가 가격을 출렁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머스크를 향해선 시장을 교란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는 머스크를 향해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가 이번에는 음란한 의미가 담긴 트윗을 날려 성인물을 거래하기 위해 개발된 암호화폐를 폭등시켰다.

미 경제 전문매체 벤징가에 따르면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남성 체액을 상징하는 노골적인 이모지(그림문자)와 단어를 올렸고 이와 연관된 '컴로켓(Cumrocket)이란 암호화폐는 350% 넘게 급등했다.

그는 트위터에 캐나다(Canada), 미국(USA), 멕시코(Mexico)의 이름을 순서대로 게시물에 올렸는데 트위터 사용자들은 머스크가 세 나라 이름을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세 나라 앞 글자만 따오면 CUM이 되는 데 이는 남성의 체액을 의미하는 속어다. 이에 암호화폐 시세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컴로켓은 0.0548달러에서 0.2481달러로 350% 넘게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급격히 하락해 이날 오전 11시15분(한국시각) 0.12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3일에는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관련해 부정적인 기류를 풍기는 트윗을 게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비트코인 해시태그(#Bitcoin)와 함께 양쪽으로 갈라진 하트 이모티콘을 올렸다. 이 이모티콘은 통상 관계의 결별을 뜻한다. 결별에 대해 논의하는 커플의 사진도 함께 올렸다.
 
머스크는 연이은 암호화폐 관련 발언으로 시장을 좌지우지하며 비판을 받고 있다. 머스크는 암호화폐를 적극 옹호하며 코인 투자 열풍에 일조해왔으나 점차 일관성을 잃은 발언으로 시장을 출렁이게 했다.

지난 2월 테슬라가 자사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당시 비트코인의 국내 거래 가격도 '테슬라 효과'에 처음 5000만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돌연 머스크가 5월 환경 문제를 이유로 비트코인 결제 허용 지침을 철회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뒤집는 '폭탄 발언'을 했고, 비트코인 시세도 하루만에 두자릿수 급락했다.

이후 머스크는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도 팔았다고 추정되는 트윗을 올렸다가 해명했고, 지난 2일에는 한 외신이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4월 8000만원을 돌파할 정도였던 비트코인은 머스크 리스크를 비롯한 각종 악재가 겹치며 현재 4200만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워싱턴=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9일 워싱턴에서 열린 위성관련 회의 및 전시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1.4.6
[워싱턴=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9일 워싱턴에서 열린 위성관련 회의 및 전시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1.4.6
도지코인이란 밈 코인은 머스크의 공개적인 지지 속에서 폭등한 대표적인 코인이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자신을 도지코인의 아버지란 뜻에서 '도지파더'라고 올리거나 로켓이 치솟는 사진과 라이온킹 장면을 패러디하는 것은 물론 아들을 위해 도지코인을 구입했다고 트윗했다. 이처럼 공개적으로 지지할 때마다 가격이 치솟으며 도지코인은 업비트 기준 지난 3월초 57원 수준에서 지난달9일 889원으로 무려 1460% 넘게 뛰었다.

하지만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일관성 없는 발언에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달 8일 머스크가 미국 코미디 프로그램 SNL에 출연해 "도지코인은 사기"라고 농담하면서 가격이 40% 넘게 폭락한 것이다. 다시 머스크는 테슬라가 암호화폐 도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해야 할지 묻는 돌발 질문을 던지는 등 오락가락한 발언을 해 원성을 샀다.

이에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트윗과 호재에도 상승세가 이전만 못하다. 현재 도지코인은 업비트에서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수준인 43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거래대금도 대폭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업비트 원화 시장에서 도지코인 거래량은 전달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시장에 영향력이 큰 그의 가벼운 언행에 비판은 커지고 있다. 5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는 머스크를 성토하는 발언들이 쏟아졌고,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는 머스크를 향해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어나니머스는 5일 유튜브를 통해 "수백만명의 개인 투자자들은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암호화폐 수익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당신은 이를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물론 그들이 투자를 할 때 스스로 위험을 감수했고, 암호화폐의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당신의 트윗은 일반 근로자에 대한 무시를 명확하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어나니머스는 "당신은 자신이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제 임자를 만났다"며 "우리는 어나니머스다. 기대하라"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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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윗에 출렁이는 코인…"임자 만났다" 경고도

기사등록 2021/06/07 13:44:3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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