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인덕원·왕십리, C노선 추가 가능성에 집값 '쑥'
이달 말 4차 철도망 계획 확정…김포, 막바지 사활
"탈서울행렬+GTX 기대감에 수도권 강세 지속" 전망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지나는 곳을 중심으로 집값이 난리다. 정차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수 억원씩 뛰는가 하면, 기대에 비해 초라한 노선에 타 지역 대비 상승률이 크게 낮아진 곳도 있다.
최근 들어 GTX-C 노선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의왕, 인덕원, 왕십리 지역 부동산은 들썩이고 있다. D노선의 강남 직결 기대감에 차 있다가 실망한 김포 지역은 사실상 초상집 분위기다.
GTX-C 추가 가능성 만으로도 훌쩍
이 노선은 수원역에서 경기 양주 덕정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현재는 수원·금정·정부과천청사·양재·삼성·청량리·광운대·창동·의정부·덕정역 10개가 예정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입찰 공고에서 사업자에게 최대 3개 역을 신설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정차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이들 지역 부동산 열기가 뜨겁다. 특히 의왕역과 안양·의왕의 경계에 위치한 인덕원역이 추가될 가능성에 의왕 집값이 심상찮다. 이 지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5억1900만원에서 지난 5월 6억1600만원으로 20% 가까이 올랐다.
의왕에선 최근 대출이 아예 안 나오는 15억원선을 뛰어넘는 거래가도 나왔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아파트의 전용면적 85㎡가 지난 4월30일 1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의 호가는 17억원대까지 오른 상황이다.
이미 지하철 노선이 촘촘하게 깔려있지만 왕십리역 일대 역시 상승세가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5월31일 기준) 성동구 집값은 왕십리역 인근 행당·마장동 위주로 가격이 올라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김부선'에 우는 김포…부동산 시장도 '찬물'
지난달 마지막 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상승률을 보면 시흥(0.91%), 안산(0.79%), 의왕(0.66%), 안양(0.68%), 군포(0.55%) 등이 크게 뛴 것에 반해 김포는 0.05%에 그쳐 수도권 내 하위권에 그쳤다.
정부는 사업비가 많이 든다는 점, 이미 2, 7, 9호선이 서울을 횡단하는 만큼 노선이 겹친다는 이유 등을 들어 경기도 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포~부천까지는 2조1000억원, 하남까지 연결하면 5조9000억원,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김포에서 오는 노선과 부천에서 만나는 Y자 노선은 10억원이 들 전망이다.
2기 신도시 중 서울 직결 노선이 하나도 없는 곳은 김포뿐이라는 주민 반발이 극렬하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2량짜리 김포골드라인을 체험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김포 철도망 확충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
비판이 거세지자 국토부는 인천 송도에서 출발하는 GTX-B노선과 D를 연계해 용산 혹은 여의도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김포 주민들은 B노선과의 공유가 아닌 강남으로의 단독 연결을 주장하고 있다.
이달 말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이 확정되는 가운데, 김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김주영(김포시갑), 박상혁(김포시을) 의원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앞에서 경기도 안을 관철하겠다며 삭발식을 벌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당분간 GTX 등 광역교통망에 따라 집값의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이미 가격이 급등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하는 실수요자들이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으로 옮겨가는 '탈 서울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에서 집을 장만해야 할 수요자들이 경기와 인천으로 이동하는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광역교통망, 즉 GTX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경기·인천 강세의 한 요인이다. 다만 단기간 급등한 지역은 하반기 들어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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