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갈등’ 제주 강정마을, 14년만에 상생화합 선언

기사등록 2021/05/31 13:38:55

31일 오전 제주도·의회·강정마을회 상생화합 공동선언

[서귀포=뉴시스]강경태 기자 =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과 원희룡 제주지사, 강희봉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장이 31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크루즈터미널 앞 주차장에서 강정마을·도·의회 상생화합 공동선언을 하고 있다. 2021.05.31. ktk2807@newsis.com
[서귀포=뉴시스]강경태 기자 =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과 원희룡 제주지사, 강희봉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장이 31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크루즈터미널 앞 주차장에서 강정마을·도·의회 상생화합 공동선언을 하고 있다. 2021.05.31. [email protected]
[서귀포=뉴시스] 강경태 기자 =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마을 주민끼리 갈등을 겪었던 서귀포시 강정마을이 14년 만에 상생과 화합을 선언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 서귀포시 강정마을회는 31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크루즈터미널앞 주차장에서 ‘강정마을·도·의회 상생화합 공동선언식’을 열었다.

상생화합 공동선언식은 국방부가 2007년 6월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계획을 발표 후 강정마을 주민 간 찬성·반대 의견이 나뉘며 갈등을 겪어온 뒤 처음으로 마을의 화합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입지 선정과 건설 과정에서 제주도가 불공정하게 개입했고, 주민의견 수렴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한 일이다”라며 “큰 상처를 입으신 주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정마을이 예전처럼 화목하고 풍요로운 마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이 자리에서 약속한다”며 “오늘 강정마을과 도의회, 제주도정이 함께하는 상생 선언은 갈등 해소의 끝이 아니라 완전한 해결을 위한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좌남수 도의회 의장은 “상생화합 공동선언식을 계기로 그동안의 갈등과 대립은 막을 내리고 새로운 화해와 상생의 시대를 열어나갔으면 한다”며 “이제 서로 등을 돌리며 사는 과거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마을의 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해 함께 살아가야 할 주민공동체를 회복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은 “뿌리 깊게 내린 갈등과 반목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지사와 의장의 사과를 받고 용서를 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려고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강정마을이라는 이름 옆에 갈등이라는 단어가 다시는 자리 잡을 수 없도록 정부와 제주도, 의회에서 많이 도와달라”고 밝혔다.

한편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반대 주민 등 696명이 체포됐고, 253명이 기소돼 248명의 판결이 확정됐으며, 이후 구상권 청구 소송 등 찬·반 갈등에 의한 공동체 파괴뿐만 아니라 사법적인 문제에도 경제적 손실과 트라우마가 뒤따랐다. 현재 구상권 청구 소송이 취하됐지만, 사법 처리된 주민 중 39명만 특별사면을 받은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0월 강정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관함식에 참석한 뒤 강정마을 주민들과 만나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2019년 경찰청장과 2020년 해군참모총장이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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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갈등’ 제주 강정마을, 14년만에 상생화합 선언

기사등록 2021/05/31 13:38:5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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