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여개 보유…시총 80% 규모
채굴협의회 출범에 한때 반등
테슬라·코인베이스·넥슨 등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암호화폐 가격이 고점 대비 반토막난 가운데 비트코인을 사들인 글로벌 기업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는 테슬라 순으로 비트코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31일 SK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전세계에서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은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다. 이날 기준 비트코인 9만2079개를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해 8월부터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당시 보유하던 현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했으며 이후 추가로 구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달러 가치가 폭락할 것으로 보고 회사 자산 중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한 것으로 봤다.
시가총액 대비 비트코인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앞서 비트코인이 5000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본격화하던 지난 18일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세일러는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 229개를 개당 평균 4만3663달러에 추가로 구매했다"라고 알렸다.
지난 2월에도 10억 달러 규모로 매수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세계 기업에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급하는 업체이지만, 최근 본업보다 비트코인에 더 집중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세일러는 다른 회사 대표 등에게도 비트코인 구매를 촉구할 정도로 비트코인 예찬론자로 꼽힌다. 최근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반의 암호화폐 채굴을 추진하는 비트코인채굴협의회(Bitcoin Mining Council)를 출범했는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반등한 바 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 보유로는 세계 2위다. 테슬라는 지난 21일 기준 비트코인 4만3200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시가총액 대비 0.2%에 달한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월 증권거래위원회(SEC)보고에서 비트코인을 15억 달러 규모로 매입했으며 앞으로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2일 돌연 비트코인 채굴에 너무 많은 화석연료가 든다는 이유로 결제 허용 방침을 철회했다. 이처럼 일관성을 잃은 발언과 도지코인 관련 연이은 트윗으로 시세를 조정한다는 빈축을 샀다.
매러선 디지털 홀딩스(Marathon Digital Holdings)도 시총의 10%에 달하는 비트코인 5425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코인베이스가 4487개, 갤럭시 디지털이 4000개를 갖고 있으며, 이는 시총대비 각각 0.5%, 2% 수준이다.
게임회사 넥슨도 1717개 비트코인을 매입한 바 있다. 넥슨코리아에 따르면 넥슨 일본법인은 앞서 평균 매수단가 5만8226달러(약 6580만원)에 구매했으며, 이는 전체 현금과 현금성 자산의 2% 미만에 해당한다.
넥슨그룹은 지난 2017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뒤 이듬해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와 미국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체 '타미고'에 투자하며 주목받았다.
한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은 4200만원대에서 움직였다. 오전 8시17분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4287만8000원에 거래됐다. 주말 사이 암호화폐 시장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며 전날 오전 4051만원대까지 밀렸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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