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한계기업 50개사 중 24개사에서 혐의 발견
코스닥 종목 18건으로 코스피 3배
미공개중요정보이용 21건으로 가장 많아
부정거래·시세조종 의심 3건으로 뒤이어
바이오·블록체인·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사업 추가도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한계기업 중 절반가량이 미공개 정보이용과 부정거래,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계기업은 상장폐지가 우려되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 감사의견 비적정 기업 등을 말한다. 이들 기업은 바이오 등 신약개발과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 사업,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사업 등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2020년 12월 결산 한계기업 50개사를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혐의 여부에 대한 기획감시를 실시한 결과, 24개사에 대해 유의미한 혐의사항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거래소는 이들 기업의 추가적인 조사를 위해 심리를 의뢰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24건의 혐의 중 미공개중요정보이용이 21건, 부정거래·시세조종 의심 사안이 3건 발견됐다. 혐의사항이 발견된 종목의 시장별 분류는 유가증권시장 종목 6건, 코스닥시장 종목이 18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감사보고서 제출일 1개월 전 기준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 거래량 급증이 나타났다. 주가하락 종목 22개사는 평균 30.05%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33%, 코스닥은 4.41% 각각 상승했다. 심리의뢰 종목 24개사 중 거래량 급증 종목 17개사의 거래량 증가율은 평균 251%에 달했다.
재무구조 악화도 특징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과 부채비율 등 주요 재무지표가 악화되고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영업손실을 기록한 18개사의 영업손실 평균은 2019년 71억원에서 지난해 8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을 낸 21개사의 당기순손실 평균은 171억원에서 198억원으로 커졌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출 기업은 16개사, 2019년 대비 부채비율 악화 기업은 14개사로 각각 조사됐다. 14개사의 부채비율 평균은 192%에서 408%로 급등했다. 자본잠식 상태 기업은 총 6개사로 나타났다.
이들 한계기업은 최대주주 지분 담보제공이 자주 발생하고 경영권 분쟁과 횡령·배임으로 인한 내부통제 부실화가 드러났다. 최대주주 지분 담보제공 기업 8개사, 경영권 분쟁 8개사, 횡령·배임 발생 2개사 등이다.
공시사항 미이행으로 인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무분별한 테마성 사업목적 추가, 잦은 최대주주변경 등으로 대외신뢰도는 하락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기업은 7개사로 해당 법인의 공시위반 13건, 공시위반 벌점은 56.5점으로 나타났다.
추가한 사업목적은 바이오 등 신약개발, 블록체인 관련 사업, 코로나19 관련 마스크사업 등이 있었다. 최근 3년(2018~2020년)간 최대주주를 1회 이상 변경한 기업은 총 11개사였다.
거래소는 이번 심리의뢰 건들에 대해 심리 진행 후 관계기관에 조속히 통보할 예정이다. 향후 무자본 인수합병(M&A)이나 기업사냥형 불공정거래(부정거래), 영업실적 발표, 정치테마주, 공매도 등과 관련한 불공정거래를 대상으로 한 기획감시도 실시할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 같은 특징을 보이는 한계기업은 연간 결산이나 감사보고서 제출 시기에 악재성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재무적 부실상태에 있는 기업이 최근 주요한 테마성 이슈인 바이오나 블록체인 사업 등에 지나치게 노출돼 있는 경우 부정거래나 시세조종 등의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기업이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 대규모 외부자금조달을 수시로 실시하거나, 최대주주·대표이사가 자주 변경되는 등의 행태가 나타날 경우 투자 판단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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