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포럼]"도심 주택공급, 새 패러다임 찾자"...뉴시스 포럼 성황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국내 최대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가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제3회 뉴시스 건설부동산포럼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도심 주택공급,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현 정부의 핵심 과제인 공공주도 주택공급 방안에 대해 심도깊게 논의하고 정책적 조언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김형기 뉴시스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 포럼은 정부가 진행하는 공공방식의 부동산 개발이 어떤 형태로 속도를 낼 것인지, 그 과정에서 불거질 수밖에 없는 이해충돌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살펴보는 자리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2.4주택 후속 입법을 빨리 마무리해 효율적 메시지가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두 세달 간 야당을 계속 설득하고 있고, 그 결과 야당도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고 했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은 축사에서 "국민들의 주거불안을 덜어드리기 위해 도심 내 역세권 등에 적정 품질 주택 83만호를 공급하는 3080+ 공급대책을 마련했다"며 "성공을 위해서는 사업구역에 대한 투기수요의 차단, 개발이익의 합리적 배분, 민간과 정부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대한 강도 높은 내부 통제와 조직 혁신 등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2.4공급 대책의 추진 현황과 방향성에 대해 전인재 국토교통부 도심주택총괄과장의 발제가 이어졌다. 전 과장은 "민간 정비사업 규제완화가 자칫 시장과열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너무 크고 최근 재건축 이슈로 인해 시장이 불안한 양상이 있다"며 "시장 안정이 전제된다면 민간 정비사업도 규제완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공공주도 정비사업 등을 포함해 전국에 83만 가구를 공급하는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방안(2.4 공급대책)'을 내놨다. 현재까지 목표치의 26%에 달하는 21만7000가구 규모의 공급 가능한 후보지를 발표했다. 2.4 공급대책의 일환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 본지구 지정요건을 확보하는 등 순항 중이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민간 주도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자칫 공공 주도 사업이 표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 과장은 "공공과 민간이 역할을 나눠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성이 좋은 곳은 민간, 시장에서 감당할 수 없는 부분들은 공공이 지원해 공급하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 발제자로는 한국주택학회장인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디지털건축도시공학과 교수가 나섰다. 그는 공공주도의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남은 과제에 대해 역설했다.

지 교수는 "공공이 노력하지만 민간의 역할들을 외면할 수 없다"며 "시장의 구조적 안정을 위해 민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지난 18일 국토부에서 민간 참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선언적 내용이 나왔다는 점은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월세형 민간임대주택 공급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 교수는 "매매와 전세라는 두 가지 선택 이외에 완충할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지, 민간임대가 필요하다"며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제도를 많이 만들어 왔는데 이 시장도 관심을 쏟아서 주택공급 뿐 아니라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는데 정책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발표가 끝난 뒤엔 패널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확대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의 정책 제언들을 쏟아냈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감정평가학회장)는 "정부가 공급확대 정책으로 선회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규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공급 확대가 쉽게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정 교수는 "국민들이 왜 반드시 집을 사려고 하고, 서울에 집을 사려고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공공이 주도해 주택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면 시장을 관찰하는 역할은 누가 할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시장에서 세대별로 불안감의 요인이 무엇인지 먼저 검토하고, 그들이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면서 맞춤형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전국적으로 30대의 자가 보유율이 40% 정도인데 서울은 20%밖에 되지 않는다"며 "절대적으로 서울의 집값이 비싸다고 해도 다른 지역보다 유독 낮아 30대의 불안감이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한국조세정책회장)는 "부동산 문제는 조세, 교육, 금리, 금융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각각의 정책이 서로 다른 쪽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에 통일성이 부족한 점을 꼬집었다.

이춘원 광운대 법학과 교수(전 한국집합건물법학회장)는 "지속가능한 정책이 되려면 정부의 정책이 시장에 대한 후견적 기능을 해야되는데, 공공이 주도하고 시장이 따라가는 정책이 과연 지속 가능할 지 모르겠다"며 "일시적으로 주택 공급을 급격히 확대하면 5년 후 주택 가격이 급락하는 부분도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참석자는 50명 내외로 한정했고, 행사장 곳곳에 감염 예방을 위해 손소독제를 배치했다. 테이블 간격을 띄워 사회적 거리를 뒀고,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더 많은 이들이 포럼을 시청할 수 있도록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중계도 함께 진행됐다.

한 참석자는 포럼이 끝난 뒤 "시의적절한 주제여서 유익한 발표였다"며 "현 상황을 날카롭게 짚어내는 패널들의 토론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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