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커지며 증시 하락세 지속
금리인상 가능성에 실적 따른 영향 차별화
성장주서 가치주로 비중 이동 가속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글로벌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에 받는 영향이 달라지면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비중 이동이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일 사상 최고치(3249.30)를 경신한 이후 사흘 연속으로 1%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15.33포인트(1.59%) 내려간 951.77에 장을 마쳤다.
앞서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4.2% 급등했다. 2008년 9월 4.9%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전월 대비로는 0.8% 상승해 2009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조기 긴축으로 돌아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국내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저금리에 기대온 기업들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은 우리나라 기준금리 변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비슷한 흐름을 형성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앞으로 실적이 뒷받침하는 가치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가 하락 압력은 대부분 기업들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가장 중요한 실적이 괜찮으면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는 차별화 현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원자재와 곡물이 워낙 급등세라 시차를 두고 CPI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시작이라면 앞으로 최소 한 달 이상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가 연초 바닥에서 최근 고점까지 3000~3300의 박스권을 형성했다"며 "이런 흐름은 인플레이션 충격이 와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금리가 올라가면 시장의 무게 중심은 미래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성장주에서 현재 실적이 좋은 가치주로 이동하게 된다"면서 "성장주는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비중을 줄이고 가치주로 넘어가는 흐름이 연초부터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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