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 달라도 한 배를 탄 원 팀으로 상생 행정 펼치자"
'유일한 야당' 조은희 서초구청장 즉각 환영
민주당 내부서도 재산세 감면 방안 검토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구청장들에게 '재산세 감경'을 정부에 건의하자고 요청했으나 유일한 야당인 서초구청장을 제외한 나머지 24개 구청장들 대부분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정에서 재산세 감면 구간 확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전날 취임 후 첫 구청장협의회에서 영상 회의를 통해 25개 자치구 구청장들에게 재산세 감경 방안을 정부에 공동 건의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논의된 안건은 1가구 1주택자의 재산세 감경 대상 주택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상향하는 안이다.
오 시장은 "온국민이 부동산 우울증에 빠져있다"며 "지속적인 집값 상승과 세금 부담으로 시민들의 삶은 팍팍하고 힘들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적은 달라도 시민들은 위한 마음은 같을 것이라 믿는다"며 "때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한 배를 탄 원팀으로 시와 구가 함께 상생 행정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부탁했다.
오 시장의 제안에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재산세 감경은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지난해부터 주장해온 사안이다. 조 구청장은 "지난해부터 외롭게 9억원 이하 재산세 감경을 외쳤던 저로서는 서울시가 먼저 나서 재산세 감경 방안을 제안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고통받는 시민을 위한 행정보다는 정치에 휘둘렸던 서울시가 제모습을 찾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초구가 1가구 1주택자의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구(區)세분의 재산세를 50% 감면을 추진하자 서울시는 대법원에 집행정지 신청과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오 시장의 취임 이후 서울시의 입장이 '재산세 감경' 쪽으로 바뀌게 된 셈이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가 재산세 부담을 완화하고 과세표준을 조정할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소송의 필요성은 완전히 없어졌다"며 "소송을 즉각 취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은 대부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동진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은 전날 회의에서 "서울시 협조 사항에 대해 자치구간 내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산세 감면 대상 기준을 상향하는 안은 민주당 내에서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 자치구가 먼저 나서는 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민주당 부동산대책특별위원회는 재산세 감면 기준 상향 등 부동산 관련 종합대책을 다음 달까지 마련키로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7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재산세 감면 기준액을 9억원으로 상향하는 것과 관련해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세율 조정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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