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100일]①양호하지만 아쉬운 53%…코로나 '합격'·이민 '낙제점'

기사등록 2021/04/29 05:00:00

트럼프보다 높지만 역대 3번째로 낮아

백신 목표 초과 달성…부양책으로 경기 띄우기

포용정책에 난민 급증…사회 문제 대두·여론 악화

美공화 "통합 아닌 일방통행…100일 간 불안정" 비판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사를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2021.04.28.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사를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2021.04.28.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4월29일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대립이라는 환경 속에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여러 정책들을 내놓으며 위기 극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든은 취임 100일 이전에 코로나19 백신 2억 회분을 미국인에게 접종했다며 이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또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반중 전선을 구축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은 지난 100일 동안 무슨 일을 했을까.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공약 이행 ▲백신 ▲경제 성적표  ▲대중 전략 및 외교 ▲대북 정책 ▲국내 이슈 등 분야별로 그의 성적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국의 귀환과 코로나19 극복, 이른바 '트럼프 지우기'를 전면에 내걸고 지난 1월20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 입성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임기 초반 성적표는 비교적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신 정책과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이민 정책과 정치·사회 통합 등은 과제로 지적 받고 있다. '동맹 복원'을 기치로 내세웠던 외교안보 분야는 대중(對中) 강경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및 이란과의 핵 협상 등이 여전히 난제로 꼽히고 있다.
 

지지율 50%대…트럼프보다 높고 역대 평균치보단 낮아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는 양호한 수준이다. 28일 미 정치 여론조사 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이달 1일~26일 여론조사들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그의 국정 운영 평균 지지율은 53.1%다.

CNBC(47%, 8일~11일)와 퀴니피액대(48%, 8~12일) 조사를 제외하면 모두 50%가 넘는다. 지난 16일~19일 실시한 더힐·해리스X 조사가 61%로 가장 높았다. 취임 100일 전 열흘 이내에 실시한 조사에선 대체로 50~54%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코노미스트·유고브, NBC·월스트리트저널(WSJ) 각 51%(17~20일), 폭스뉴스 54%(18~21일), ABC·워싱턴포스트(WP) 52%(18~21일), 마리스트 54%(19~21일), 로이터·입소스 54%(21~22일) 등이다.

미 정치·스포츠 전문 여론조사 분석 매체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분석한 바이든의 취임 98일째 지지율은 54.4%다.
 
미국 국민의 과반이 바이든 행정부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은 수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직전 지지율이 42%였고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선 3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평균치엔 못 미친다. 더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45.0%)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다. 파이브서티에이트가 분석한 취임 98일째 미국의 역대 대통령 지지율은 60% 안팎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60.9%,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57.6%,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58.2%였다. 1980년 대 이후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67.6%로 가장 높았다.

'최대 도전 과제' 코로나19 대응은 합격점

가장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대응이다.

세계 각 국 정부를 시험대에 올린 코로나19 팬데믹은 미국에서도 가장 큰 도전 과제였다. 트럼프 전 행정부 대응에 대한 기저 효과도 있겠지만 그런 측면에서 바이든 행정부로선 일단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WP·ABC 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및 백신 정책을 지지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31%였다. 또한 64%가 바이든 대통령이 밀어붙인 1조9000억 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5차 경기 부양책을 지지했다. 이 법안은 민주당이 예산 조정 절차를 통해 공화당의 지지 없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취임 100일까지 백신 1억 회분 접종을 공약했다. 이후 목표치를 두 배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것도 지난 21일 조기에 달성했다. 그는 당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해냈다"며 "취임 92일째인 오늘 2억 회분 접종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선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성인이 50%를 돌파했고 3분의 1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10명 중 8명이 1회 이상, 67%는 완전 접종을 끝냈다. CDC는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0일 이틀 앞둔 27일 백신을 완전 접종한 경우 야외 소규모 모임까진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완화한 지침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을 이를 알리는 자리에서 "놀라운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노스 론에서 개최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4.28.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노스 론에서 개최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4.28.

'이민 정책' 낙제점…'통합'도 난제

반면 이민 정책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일부터 포용적인 이민 정책을 실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상반된 행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으로 난민이 된 이산가족의 재결합을 추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민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1100만 명에 달하는 미등록 이민자들에게 8년에 걸쳐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다카) 대상자에겐 즉시 영주권을 부여하는 이민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불법 체류자 이미지가 강한 용어를 '비시민권자'로 변경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호적인 메시지로 남부에서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이 급증했고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여론을 악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여론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도 받았다.

실제 그의 이민 정책은 낙제점 수준이다. NBC 조사에서 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해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이 외에도 정치·사회적인 국가 분열, 총기 문제, 대중 정책 등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1조9000억 달러 부양책과 2조2500억 달러(약 2500조원) 규모 인프라 법안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공화당과 마찰을 빚고 있다.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시 통합을 외치면서 초당적으로 일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그렇게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 "일방통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표적인 친(親)트럼프파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증세 정책과 외교 정책 등을 거론하며 "취임 후 100일 동안 매우 불안정했다"고 악평했다.

[워싱턴=AP/뉴시스]지난 2월9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의 모습이 철조망 뒤로 보이고 있다. 미국 공화당은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통합'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방통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1.4.28.
[워싱턴=AP/뉴시스]지난 2월9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의 모습이 철조망 뒤로 보이고 있다. 미국 공화당은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통합'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방통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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