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세 자매 친모 살해,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사건"

기사등록 2021/04/25 09:49:59

[서울=뉴시스]'그것이 알고 싶다' 24일 방송분(사진=방송화면 캡처(2021.04.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그것이 알고 싶다' 24일 방송분(사진=방송화면 캡처(2021.04.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세 자매의 친모 폭행 사건이 '가스트라이팅'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안양 세 자매의 친모 폭행 사망 사건에 대해 파헤쳤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심리학적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해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서예지의 '김종현의 가스라이팅' 설로 언론에 자주 등장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안양 동안구 한 카페에서 일하는 60대 여성 박씨가 쓰러진 채 119에 실려 갔다. 신고한 사람은 카페 사장이었다. 사망 의심사고라는 연락을 받고 구급대원과 함께 출동한 경찰은 박씨 온 몸과 얼굴에서 발견된 멍자국에 놀랐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잔인한 폭행의 흔적이었다.

박씨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선고를 받았고 부검결과 사인은 둔력에 의한 내부출혈이었다. 여러명에게 무차별적으로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얼굴에 남은 폭행의 흔적이 놀라웠다. 치아에서는 농양과 점막 출혈이 발견됐고 두피 전체가 섬유화돼 있었다. 양쪽 귀는 일그러져 있었다.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찰은 카페 여사장 김씨, 피해자의 큰 딸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게다가 공범은 김씨의 동생들이었다. 이들은 카페를 운영하며 재무적으로 힘들었고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거절당해 어머니를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모녀 사이 갈등이 심해진 것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부터다. 일을 도와준 어머니가 조리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하게 됐고 사망 사건 당일엔 음식에 어머니가 고의로 소금을 넣어 폭행했다고 밝혔다. 큰 딸 뿐 아니라 둘째와 셋째까지 CCTV 사각지대를 확인 후 어머니를 무려 3시간 동안 폭행했다. 더 놀라운 것은 어머니가 사망하고 첫째 딸이 구속된 후에도 둘째와 셋째가 별다른 동요 없이 한동안 카페 영업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사건의 이면이 공개된 건 세 자매가 검찰에 송치된 후다. 세 자매 중 누구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던 존속 폭행의 진짜 이유는 세 자매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의문의 여인이 가지고 있었다. 카페 상가 소유주이자 사망한 어머니와 30년 지기였다는 진모씨다.

상가 소유주의 아내로만 알려져 있던 진씨의 직업은 무속인이었다. 진씨가 세 자매와 나눈 내용에는 세 자매가 재벌가와 결혼할 수 있으나, 기를 흔들어대는 자매의 어머니 박씨 때문에 '이분'(가상의 인물)이 진노하셨다는 내용이 있었다.

사망 사건 당일에도 세 자매는 진씨와 문자를 주고받은 직후 어머니를 폭행했다. 진씨는 "엄청 잡아놓아라. 기를 방종하게 하면 안돼. 잡아서 묶어라", "거짓말, 눈속임, 변명, 교활 모두 지금 수치가 넘고 있다" 등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 조사와 재판에서 진씨는 무속인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1심 재판에서 첫째 딸은 10년형, 둘째와 셋째딸은 7년형을 선고 받았다. 진씨는 같은 재판에서 존속 상해교사 혐의로 2년6개월형을 선고받았으나, 세 자매는 진씨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그것이 알고 싶다' 24일 방송분(사진=방송화면 캡처(2021.04.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그것이 알고 싶다' 24일 방송분(사진=방송화면 캡처(2021.04.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방송에서는 한 제보자가 나와 자매의 아버지가 10여년 전 딸들에게 맞다, 도망쳤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제보자는 당시 아버지 김씨의 폭행을 주도한 것이 세 자매가 아닌 아내 박씨였다고 했다.

아버지 김씨가 사망 후 그가 소유했던 아파트는 2019년 큰 딸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세 자매가 구속된 직후인 2020년 11월 소유자가 달라졌다. 변호사와 함께 세 자매 집을 팔러 온 대리인은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던 진씨였다.

여기에 제작진 취재 결과, 진씨 부부는 아파트 2층 5개 상가 전부를 4억원에 매입했다. 대부분 세입자가 없는 공실이고 시세가 오르지도 않았다. 세 자매는 이를 8억5천만원에 매입했다. 진씨 부분은 투자 가치가 없는 상가를 처분하고 2배의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민속학 박사는 "무속인은 '이분'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림굿을 받는 무속인이라면 자신에게 온 신이 누군지 정확하게 알고 호명, 대명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종교학 박사는 "물리적 충격을 주는 방식의 의례를 직접 하는 건 무당이다. 누군가를 시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탁지일 교수는 "'이분'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투영해 만들어 놓은 그림자라는 생각이 든다. '이분'의 생각은 진씨의 지시고 생각이었던 것을 보인다. 전형적인 사이비종교 교주들의 수법"이라고 분석했다.

권일용 교수는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사건이다. 일가족을 통제하고 조종해서 가정을 파괴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자존감을 찾는 이상심리 범죄의 전형적인 특징이다"고 지적했다.

권일용 교수는 "궁극적으로 이 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기가 지시하고 조종하는 대로 한 가정이 파괴되는 것, 그것을 목표로 하는 범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윤성 교수는 "세 자매는 본인들이 앞으로 의지할 정신적 어머니가 존재하고 있다. 세 자매는 진씨 존재가 없어지면 공황 상태에 빠진다. 정신적 조종을 스스로 잘라버린다는 건 너무 두려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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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세 자매 친모 살해,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사건"

기사등록 2021/04/25 09:49:5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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