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D, 당초보다 축소…서울 빼고 김포-부천 노선 '계획'
수도권 서북부 주민 "서울 통과 못하면 무슨 의미냐" 반발
경기·인천 지자체별 '노선 경쟁'에 집값 자극…과열 부작용
전문가 "정치 논리 배제하고 민심 살펴야"…수정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정부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을 공개 한 후 철도 노선 포함 여부에 따라 각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수도권 서북부지역과 서울 도심을 잇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당초 경기도와 인천시 등이 제안한 노선에서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당 지역주민들이 지자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해명과 대책을 요구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은 22일 오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 수립 연구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향후 10년 간 우리나라 철도투자의 방향과 사업을 제시하는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토부는 공청회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6월께 최종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안의 최대 관심은 GTX-D노선이었다. 그러나 공청회를 통해 발표된 계획안에 따르면 GTX-D노선은 경기도 김포에서 부천까지만 연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경기도와 인천시 등 지자체가 건의한 서울 직결 노선에서 대폭 축소된 것이다.
서울 연장을 기대했던 김포, 부천, 인천 등의 지역 주민들은 "'김부선'이 웬말이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부선'은 '김포-부천 노선'의 줄임말로 최근 GTX-D 노선이 김포-부천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상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신조어다.
경기, 인천 지역민들은 "김포-검단101-강남-하남 원안대로 하라", "Y자 노선 사수 못한 인천시장은 해명하라"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는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교통 확충에 대한 민원이 많이 제기돼왔다. 수도권 서북부지역에는 2기 신도시인 인천 검단신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를 비롯해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등 국가 주도의 신도시 조성이 이뤄지고 있다.
김포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서울을 통과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제 다른 교통대책에 기대를 걸어봐야 겠다. 별다른 대책이 없다면 GTX-D 원안을 계속 주장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지자체장·국회의원 앞다퉈 '노선 경쟁'…집값 자극하기도
경기도와 인천시는 정부에 각각의 GTX-D 노선을 제안한 바 있다. 경기도의 제안은 김포~부천~서울남부~하남을,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청라~검단~계양~부천을 잇는 Y자형 노선을 제안했다.
지자체와 국회의원들의 제안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해당 지역의 집값을 자극하기도 했다. GTX-D 노선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향후 신설역이 어느 곳에 생길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공청회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한 뒤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간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노선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GTX-D가 지자체 제안보다 대폭 축소된 것은 사업성이 그리 크지 않고, 정부가 계획에 없던 것을 추진하는데 대한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진석 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공청회에서 "지자체가 제안한 노선은 상당히 길어서 재정 투자비가 10조 가까이 든다"며 "이 사업을 하게 될 경우 다른 지역의 사업을 못 하게 되는 상황까지 유발돼 지나친 수도권 집중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봤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는 경제성을 가장 먼저 따져봤을 것이고, 또 계획에 없던 것을 추진하는데 대한 부담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수도권 서북부의 경우 인구도 많고, 이른바 '표'가 많기 때문에 향후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이 표를 의식해서 전부 정치적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절대 정치적 논리로 풀어가면 안 된다"며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지자체와 국회의원들의 제안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해당 지역의 집값을 자극하기도 했다. GTX-D 노선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향후 신설역이 어느 곳에 생길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공청회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한 뒤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간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노선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노선 변경 가능성도…정치논리 배제해야"
최진석 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공청회에서 "지자체가 제안한 노선은 상당히 길어서 재정 투자비가 10조 가까이 든다"며 "이 사업을 하게 될 경우 다른 지역의 사업을 못 하게 되는 상황까지 유발돼 지나친 수도권 집중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봤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는 경제성을 가장 먼저 따져봤을 것이고, 또 계획에 없던 것을 추진하는데 대한 부담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수도권 서북부의 경우 인구도 많고, 이른바 '표'가 많기 때문에 향후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이 표를 의식해서 전부 정치적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절대 정치적 논리로 풀어가면 안 된다"며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