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연쇄살인마 정남규의 실제 진술 음성이 공개됐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2'(꼬꼬무)에서는 서울판 '살인의 추억'이라 불린 정남규 사건을 조명했다.
정남규 사건은 13명이 사망하고 20명에 중상을 입힌 총 24건의 연쇄살인 사건이다. 당시 많은 여자들이 칼에 찔려 숨을 거뒀지만 범인이 검거되지 못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이야기는 2004년 서남부 부녀자 연쇄 피습 사건부터 시작됐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5월의 어느 새벽, 한 여대생이 서울 보라매 공원을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다. 위태로워 보이던 그녀는 행인에게 다가가 "도와주세요. 모르는 사람이 다짜고짜 칼로 찔렀어요"라고 말을 걸었다.
여대생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숨을 거뒀고 심상치 않은 살인사건 발생에,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놀라운 정황을 포착했다. 인근 지역에 비슷한 수법의 범행이 6건이나 더 있었다.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을, 노상에서 칼로 찌르는 잔혹한 범행이었다. 그 이후에도 증거 하나 발견되지 않아 '미궁의 살인사건'으로 연쇄살인 공포가 퍼져나갔다.
정남규는 2006년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모싸움을 벌이던 30대 남성. 호리호리한 체형에 사람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어리숙한 강도로 체포됐다.
그러나 경찰 호송차에서 차창에 머리를 박으며 중얼거렸다. "아 끝났네. 1000명 죽일 수 있었는데." 이 발언 덕분에 어리숙한 강도가 연쇄살인범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고.
정남규를 직접 면담했던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정남규를 국내 살인범 중 가장 잔혹한 범죄자로 기억했다.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얘기할 때 마치 '살인을 추억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영상에 따르면 정남규는 "막 죽이고 싶은 살인 충동이 올라오고, 참을 수가 없다. (살인 후엔) 피 냄새도 좀 맡고, 이 안에서 성취감 같은 게 쫙 다가온다"고 했다.
정남규는 사형 선고를 받은 후 빨리 사형해달라는 탄원서도 냈다고 한다. 그는 탄원서를 낸 이유로 "살인을 못 해 답답하고 우울하다. 담배는 끊어도 살인은 못 끊겠다"고 했다.
정남규는 사형 확정 2년7개월 후인 2009년 11월 구치소 독방에서 스스로 목을 매 생을 마감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방송에는 개그맨 김용명, 배우 이이경, 가수 조정치가 이야기 친구로 등장했다.
꼬꼬무2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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