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거리두기' 수면 위…"눈물 나" vs "혼란 가중"

기사등록 2021/04/12 14:43:13

최종수정 2021/04/12 14:48:53

12일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초안 발표

'영업연장 가능'에…자영업자 대체로 화색

"목구멍이 포도청인 현실에 눈물 날 정도"

방역의식 해이, 시민혼란 우려도 제기돼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다중이용시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다중이용시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지은 정유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업종에 따라 영업시간 연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자영업자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초안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영업장의 자가진단 키트 활용을 전제로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이 시행된다면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영업시간 연장이 가능해지는 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방역체계에 완전히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직 서울시가 마련한 구체적인 세부안까지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업종별로 영업 확대를 일부 허용하겠다는 게 계획의 골자로 보인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최원봉 사무총장은 "지금 목구멍이 포도청인 현실인데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아주는 것을 대단하게 환영한다"며 "아직 시행된 건 아니어도 눈물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국가가 재난기금이라고 몇 푼 주는데 유흥의 경우 종사자들이 많아 실효성이 없다"며 "정부가 밤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가혹하게 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끝내고 유흥업소에 오는 시간이 밤 8시~10시 사이인데, 지금 10시까지 (제한)해 놓으니까 문 여는 의미가 없다"며 "영업시간 연장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일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총장은 "정부에 업종별 영업시간을 분산시키자는 식의 건의를 매번 했었는데 현 방역대책에 반영이 안됐었다"며 "영업시간이 늘면 매출이 많아야 20% 정도 올라가겠지만 그만큼이라도 늘어야 집세라도 낼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업종별 영업시간 다양화에 동의하는 의견이 나왔다.
 
박모(26)씨는 "이미 영업시간 제한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밤 10시부터 개천이나 공원에 음식을 포장해 술먹고 노는 사람들이 천지이고, 5인 이상 모인 팀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유모(30)씨는 "업종별로 (영업제한 시간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업장에 따라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명동의 가게들이 폐업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2020.09.0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명동의 가게들이 폐업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email protected]
한편 일부에선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된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지금으로선 영업제한 완화보다는 손실보상을 해주는 게 더 현실적일 것 같은데 답답하다"며 "여론만 자극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 우려 속에서 자칫 방역 의식만 해이해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전모(31)씨는 "영업시간을 차별화한 거리두기는 지난해부터 논의했던 사안인데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며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 이상이 나오고 있는데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지난해 말처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이 넘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했다.

김모(33)씨는 "정부의 방역 수칙과 서울시 자체의 방역 지침이 충돌하게 되면 시민들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며 "서울시 자체 방역 지침을 발표하기 전에 정부와의 조율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등에 '유흥시설·식당 등 형태별 분류 및 맞춤형 방역수칙 의견 제출 요청' 공문을 보냈다.

시가 제안한 내용은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는 오후 5시∼밤 12시 ▲홀덤펍·주점은 오후 4∼11시 ▲식당·카페는 기존대로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형 거리두기와 관련해 "이번 주말까지 매뉴얼을 마련해 다음 주 시행 방법과 시기 등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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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표 거리두기' 수면 위…"눈물 나" vs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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