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지아 "이제 뜨거워지는 여름으로 나아가야죠"

기사등록 2021/04/06 13:05:35

14일 롯데콘서트홀서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2021'

비발디 '사계'· 피아졸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동시 연주

[서울=뉴시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2021.04.06. (사진 = 크레디아·Sangwook Lee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2021.04.06. (사진 = 크레디아·Sangwook Lee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바로크 음악의 거장' 비발디의 사계, '탱고 음악의 대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를 함께 연주한다.

오는 1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렉처 콘서트 –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2021'을 통해서다. 북반구 유럽의 사계와 남반구 남미의 사계가 어떻게 다른지 실연으로 증명한다.

신지아의 사계는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을까. 최근 통의동에서 만난 신지아(34)는 "이제 뜨거워지는 여름으로 나아가야죠"라고 말했다. "30대가 돼서 '봄'을 느꼈어요. 20대엔 콩쿠르와 제 것만 하기에 바빠 차가운 느낌도 있고, 겨울 같았거든요."

비발디의 '사계', 피아졸라의 '사계'를 더한 도합 8개의 계절 정경을 동시에 그린 원조는 '바이올린 거장' 기돈 크레머다. 두 개의 다른 사계가 뒤섞여 몽환적 공간감을 선사했다.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는 올해 신지아가 시도하는 두 사계의 조합은 또 다른 세계다. 신지아는 "비발디는 계절마다 느낌이 뚜렷해요. 피아졸라는 반면 분위기가 비슷하죠. 피아졸라 '사계'의 여름을 연주할 때, 비발디 '사계'의 겨울 멜로디가 나오기도 해요"라고 설명했다.

신지아는 오래 전부터 탱고를 클래식의 경지로 끌어올린 피아졸라를 톺아봤다. 지난 2015년엔 '디토 스트링스'와 함께 피아졸라의 사계 그리고 그의 다른 곡 '망각'을 연주했다. "피아졸라가 안에 갖고 있는 슬픔이 와닿아요. 살아온 방식이 다른데, 그 선율에 공감합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은 세계 대다수 사람들에게 타격을 줬지만, 연주자들에게 특히 그렇다. 신지아는 "작년부터 겨우 무대에 오르는 순간이 오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공연이 너무 많을 때는 쉬고 싶은 순간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쉬고 싶지 않아도 쉴 수밖에 없죠. 무관객, 객석 띄어앉기는 관객과 호흡한 순간이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걸 깨닫게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정명훈 &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공연에 참여할 수 있었던 건 감사함 그 자체였다.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이 프로젝트 악단은 국내 오케스트라 전·현직 단원과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 연주자들이 뭉친 어벤저스 오케스트라다.

[서울=뉴시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2021.04.06. (사진 = 크레디아·Sangwook Lee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2021.04.06. (사진 = 크레디아·Sangwook Lee 제공) [email protected]
신지아는 2018년에 이어 이 오케스트라의 악장을 또 맡았다. 특히 이번엔 1부에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의 협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한 무대에서 악장이 협연자로 나서는 건 많지 않은 일이다. 정 지휘자의 누나인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가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공연을 지켜봤는데, 신지아에 대해 크게 칭찬하기도 했다. 

신지아는 정 지휘자 옆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감탄했다. "무엇보다 선생님은 꼼꼼하세요. 표현력을 많이 배울 수 있었죠. 협연자에게 모든 걸 맞춰주고, 단원은 선생님이 그리신 큰 그림 안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시죠. 덕분에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서 신지아는 지난 2015년엔 정 지휘자, 거장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베토벤 3중 협주곡을 연주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나중에 정명훈 선생님과 듀오로 연주할 기회를 갖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거 같아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선생님의 피아노 독주회도 꼭 갈 거예요."

아울러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코로나19 시대에 연주자들의 '귀한 연대의 장'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서로 고생했다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잘 버티자' '무대에 감사하자'는 얘기를 나눴습니다."

해외에서도 주목 받는 신지아답게 올해 이탈리아·체코 공연 등이 예정돼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울고 있기만 할 수는 없죠.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이번 클래식 클럽처럼 코로나 속 귀한 무대를 잊지 않고 힘을 내서 좋은 공연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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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4/06 13:05:3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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