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보다 차악" 박영선 지지연설한 '미성년'…선거법 위반 논란

기사등록 2021/04/01 16:29:52

최종수정 2021/04/01 16:32:13

양천구 집중유세서 2004년생 지지연설…"朴 지지 위해 이 자리에"

선거법상 투표권 없는 18세 미만 미성년자 선거운동 할 수 없어

'평범한 대학원생' 민주당 전직 당직자 연설 이어 잇따른 구설에

박영선 캠프 "실무자가 확인 제대로 안해서 미성년자인 줄 몰라"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양천구 목동오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의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파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2021.04.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양천구 목동오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의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파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2021.04.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권지원 기자 = "선거란 최악보다 차악을 뽑는 것"이라며 1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지지연설을 한 고등학생이 투표권이 없는 2004년생인 것으로 밝혀져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됐다.

전날 자신을 "평범한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하며 지지연설을 했던 20대가 민주당 전직 당직자였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된 데 이어 박 후보가 유세현장에서 연일 악재를 맞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역 앞에서 집중유세에 나섰다.

박 후보가 현장에 도착해 유세차에 오르자 사회를 맡은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청년들의 짧은 지지 연설을 듣고 연설을 이어가겠다. 이분은 생애 첫 투표자이시다"라며 강모군을 유세차 앞줄로 불러세웠다.

강군은 자신을 "정청래 의원님 지역구에 살고 있다"고 소개한 뒤 "제가 생애 첫 투표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사실 제 나이는 18살, 2004년생으로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말했다.

강군은 이어 "제게는 투표권이 없다. 입당도 할 수 없다"며 "그러나 박영선을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강군은 또 "제가 중학교 시절 사회 선생님께서는 '선거란, 투표란 최악이 아닌 차악을 뽑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아마 많은 분들이 이 말에 공감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지금 국민들이 우리 정치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악과 차악 중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최악을 뽑아서는 안된다고 말할 수가 있다"며 "지금 이 순간 최악의 후보가 과연 누구냐"고 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강군의 지지연설 중 전 의원은 강군에게 다가와 "지지한다는 얘기를 하시면 안된다"고 했고 잠시 후 전 의원은 "강군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더 많은 분들의 지지연설을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서둘러 연설을 중단시켰다.

이는 미성년자인 강군의 지지연설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뒤늦게 인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제60조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양천구 목동오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4.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양천구 목동오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4.01. [email protected]
지난 2019년 12월 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연령 하향이 만 18세로 낮아져 2003년 4월8일생까지는 이번 4·7 재보궐선거에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강군은 2004년생으로 투표권이 없으며 선거운동도 할 수 없다.

따라서 강군이 박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박영선을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한 대목은 미성년자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도 사실관계 파악 후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유세차에서 박 후보 지지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인지를 우선 확인한 뒤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유세 현장에서 잇따른 사고가 터지고 있는 박 후보 캠프는 당혹스런 표정이다.

전날 서울 동작구 태평백화점 앞에서 열린 박 후보의 연설에는 공동선대본부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에 의해 '28살의 대학원생'이라고 소개받은 홍재희씨가 연단에 섰다가 논란이 됐다. 홍씨는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한 적이 있지만 연설에 소개될 때는 이런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홍씨도 자신을 "서울에 살고 있는 평범한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한 뒤 "오늘 용기 내 이 자리에 올라온 이유는 2030이 오세훈만 지지한다는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박 후보 캠프 측은 강군이 유세차에 올라 지지연설을 한 데 대해 "구글 독스로 (청년 연설자를) 모집했는데 해당 청년이 지원했고 실무자가 제대로 확인을 안해서 (뒤늦게) 미성년자인 것을 알고 무대에서 내렸다"며 "청년은 박 후보 지지자로 선의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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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보다 차악" 박영선 지지연설한 '미성년'…선거법 위반 논란

기사등록 2021/04/01 16:29:52 최초수정 2021/04/01 16: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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