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보건교사노조, 2020년 성과급 등급실태조사 발표
전체교사 등급배정 지침 'B등급 20%'보다 크게 높아
학생수 1000명 이상 학교의 보건교사 22%도 'B등급'
"비교과교사 어떤 노력해도 받을 수 없는 평가지표 사용"
"한푼 안 받아도 좋으니 성과급 평가 없어지면 좋겠다"

경남의 한 보건교사에 3월 통보된 성과상여금 등급 알림 메시지.(자료=경남보건교사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 홍정명 기자 = 경남 보건교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관련 업무 폭주에 시달렸지만 성과급 등급 평가에서 전체교사의 20% 배정 기준보다 더 높은 34%가 가장 낮은 'B등급'을 받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보건교사노동조합(위원장 박주영)은 경남보건교사회와 함께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경남 보건교사 557명을 대상으로 3월 통보받은 성과상여금 등급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474명 중 'S등급'은 82명(17.3%), A등급은 231명(48.7%), B등급은 161명(34%)이었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학생수 1000명 이상인 대규모 학교에 1인 배치된 보건교사 82명 중 18명(22%)도 B등급을 통보 받았다.
노조는 "2021년 지급되는 성과상여금 지침에 따르면, 전체 교사 중 30%는 S등급, 50%는 A등급, 20%는 B등급의 지급비율이 적용된다"면서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남 보건교사들의 업무량은 크게 증가했음에도 성과급 등급은 전체 교사들에 비해 여전히 하위 편향적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1500여 명을 돌보는 A초등학교 B보건교사의 이야기를 전했다.
B보건교사는 "지난 1년간 학교에서 밤낮없이 일했지만 성과는 하위 20%에 속하는 B등급을 받았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B등급을 벗어날 수 없다. 평소 평가기준 마련 시 성과지표에 대한 의견을 내더라도 수업교사 다수에 의해 의견이 묵살되거나 생색내기 정도의 반영뿐이었다. 감염병 팬데믹 상황이었음에도 업무담당자인 보건교사는 수업교사·담임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업무특성이 성과지표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보건교사노조는 "보건교사, 상담교사, 영양교사, 사서교사 등 비교과 교사들은 각자의 역할이 교과교사들과는 분명하게 다름에도, 학교 내 성과급 평가지표는 주당 수업시간, 담임 여부, 학생대회 참여 실적, 부장교사 등 비교과 교사들이 어떤 노력을 해도 처음부터 받을 수 없는 평가지표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평가지표의 불합리성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자, 교육부는 2019년 비교과 교사의 성과급 평가를 학교에서 분리해 비교과 교사들만을 대상으로 교육지원청 단위로 평가할 수 있다는 지침을 전국 시·도 교육청에 내렸다"면서 "그러나 지난 2020년 경남도교육청은 4개 비교과 교사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비교과 분리 평가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모두가 찬성하는 것이 불가능한 조건이라면, 교육부 지침인 비교과통합 분리 평가 또는 학교통합 평가 2개 안 중에 다수가 원하는 안을 채택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소수가 원하는 방법을 강행한 경남교육청 해당 부서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목적으로 그렇게 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남교육청은 비교과 교사의 의견수렴을 위한 협의회 개최 요청에도 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을 들어 수용하지 않았고, 평가 방법에 대한 비교과 교사 온라인 설문조사를 요구해도 무시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여러 교원단체에서 '교육활동은 수치화해서 등급을 매길수 없고, 교사들의 사기진작이나 전문성 향상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교원 간 갈등 유발과 사기저하 등 교육공동체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10여 년 동안 교원성과금 전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매년 성과급 평가지표에 상처받아 일할 의욕조차 상실된다고 말하는 보건교사가 차고 넘치고, 한푼도 안 받아도 좋으니 성과급 평가만 없어지면 한결 좋겠다고 말하는 보건교사들에게 있어 성과급 제도 폐지로 균등수당이 되든, 균등분배 기여금이 되든 유·불리를 따질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경남교육청은 성과급이 유지되는 동안에 그 운영을 공정하게 하려는 노력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비교과 교사들이 그들의 업무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비교과 교사군에 대해 별도 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주영 전국보건교사노조 위원장 겸 경남보건교사노조 위원장은 "내년에는 성과급 제도가 폐지되어 평가방법에 대한 시비가 없으면 좋겠다"면서 "그러나 내년에도 이 '품위없고 비지성적이고 폭력적인 성과급'이 유지된다면,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좀 더 '품위있고 지성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을 찾아 이 '악법'에 대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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