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조문·신동빈 화환···농심·롯데 화해 물꼬(종합)

기사등록 2021/03/28 18:54:29

최종수정 2021/03/28 20:13:07

고 신격호 명예회장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고 신격호 명예회장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신춘호(91) 농심그룹 회장 빈소에 이틀째 범롯데가(家)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1922~2020) 회장 첫째 딸인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조문한데 이어 고인의 여동생인 신정숙 여사도 빈소를 찾았다.

농심과 롯데그룹이 반세기 동안 이어온 갈등을 풀고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신정숙 여사는  28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방문했다. 신 여사는 최은영 유스홀딩스 회장 어머니다. 조문 후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인사를 나눴다. 신 부회장 팔을 두드리며 격려의 말도 전했다.

신영자 전 이사장은 전날 오후 4시께 조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신정숙 여사와 신영자 전 이사장 외모가 흡사한데다 마스크까지 써 두 사람을 흔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농심 관계자는 "신영자 전 이사장으로 보도된 분은 신정숙 여사"라며 "신 전 이사장은 어제 조문을 마쳤다"고 했다.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조문했다. 황각규 전 룻데 부회장은 빈소가 차려지기 전인 전날 오전 빈소를 다녀갔다. 조카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신동주 SDJ코러페이션 회장은 일본에 체류, 전날 화환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신동빈 회장 화환은 고인 영정사진 옆에 위치, 농심과 롯데그룹이 화해의 장을 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춘호 회장은 형인 신격호 회장과 갈등이 생기자 1965년 롯데그룹을 떠나 롯데공업을 세웠다. 그해 계열분리해 농심을 설립했다, '신라면' '짜파게티' '새우깡' 등을 개발했다. 생전 선친 제사에 불참하고, 지난해 신격호 회장 빈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아들인 신동원·동윤 부회장만 빈소를 지켰다.

고인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도 어제에 이어 빈소를 찾았다. 생전 고인은 형인 신격호 회장과 갈등을 빚었지만, 동생인 신준호 회장과 각별했다. 농심은 푸르밀과 협업해 '인디안밥·바나나킥·초코 바나나킥 우유'를 내놨다. 푸르밀에 브랜드 사용료도 청구하지 않았다.
두산중공업 박지원 회장(가운데)
두산중공업 박지원 회장(가운데)
재계 인사 발길이 이어졌다. 정몽규 HDC 회장을 비롯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등이 조문했다. 정 회장은 오후 1시20분께 빈소를 방문했다. 입관식을 진행하는 동안 조문객을 받지 않아 잠시 대기 후 헌화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오후 4시35분께 빈소를 방문, 15분 가량 머물다 떠났다.

스포츠·연예계 인사도 애도를 표했다. 가수 윤형주와 전 국회의원이자 바둑기사인 조훈현 9단, 전 야구선수 박찬호 등이다. 윤형주는 오후 3시10분께 조문했다. 빈소 앞에서 서경배 회장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윤형주는 농심 스낵 '새우깡' CM송 작사·작곡을 맡았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아이 손 어른 손 자꾸만 손이 가. 언제든지 새우깡 어디서나 맛있게 누구든지 즐겨요. 농심 새우깡'으로 유명한 곡이다. 윤형주가 1980년대 말부터 이 CM 송을 부르면서 새우깡 매출은 500억 원에서 85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조훈현 9단은 조문 시작 전인 오전 9시20분께 빈소를 방문했다. 조 9단은 농심이 주최한 '농심배' '백산수배' '한·중·일 시니어 바둑 최강전' 등을 통해 고인과 인연을 맺었다. 평소에도 신 회장과 바둑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는 전날 화환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 첫째 아들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농심은 박찬호 현역 시절 LA 다저스 스타디움에 광고를 걸고 응원하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신동원 부회장이 야구에 관심이 많다"며 "박찬호 선수와는 사내 야구단인 '농심 야구단' 등을 통해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에도 조화로 고인을 애도했다. 이날 오후 도착한 이 부회장 화환은 고인 빈소 맨 앞에 자리했다. 전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 명예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등도 조화를 보냈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부인 김낙양 여사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부인 김낙양 여사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2시까지 고인 입관식을 진행했다. 부인인 김낙양 여사는 오전 11시40분께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맏며느리인 민선영씨와 손녀 신수정씨 부축을 받았다. 고령인 탓에 빈소를 지키지 못하고, 입관식에만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입관식 후 빈소에 잠시 머물다가 오후 2시37분께 자리를 떴다. 신수정씨가 김 여사를 부축했고, 한 손에는 스타벅스 사이렌 로고 에코백을 들고 있었다. 부직포 소재로 장바구니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인터넷상에선 6000원~1만 원 대 판매 중인 제품이다. 농심 관계자는 "스타벅스 가방은 김 여사님 것"이라며 "김 여사님뿐만 아니라 고인도 평소 늘 절약하고 검소하게 살았다"고 했다.

막내사위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이틀째 빈소를 지켰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등과 함께 조문을 받았다. 서 회장은 복도까지 나와 조문 온 이들을 배웅하기도 했다. 서 회장 첫 째 딸인 서민정 뷰티영업전략팀 과장·홍정환 부부도 고인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홍씨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 큰 아들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민정 부부는 어제 조문했으며, 오늘 입관식에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전날 오전 3시38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4일장으로 발인은 30일 오전 5시다. 한남동 자택을 거쳐 농심 본사에서 영결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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